금리인하가 이미 예상된 부분이고, 폭도 기대에 못 미쳤다는 인식에 인하 발표 후 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현재는 기관의 매도 둔화와 개인의 '사자'에 힘입어 낙폭을 상당부분 만회하고 있다.
실물경기 하강을 막기 위해 각국이 금리인하 조치를 계속 내놓고 있지만, 'R'의 우려를 재울 만큼의 효과는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6일 유럽 증시는 각국의 적극적인 금리인하 조치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보였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달 0.5%포인트 낮춘데 이어 연 3.25%로 다시 0.5%포인트를 더 내렸고, 영국 중앙은행은 3%로 1.5%포인트라는 파격적인 인하를 단행했다. 스위스와 체코도 0.5%포인트와 0.75%포인트 내렸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의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보일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으며 금리인하를 무색케 했다.
영국 증시는 6일 5.7% 하락했고 스위스는 4.08% 떨어졌다. 그 밖에 독일과 프랑스도 각각 6.84%, 6.38% 내려앉았다.
국내도 그간 이미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최근 반등에 조금씩 반영돼 온데다 폭도 다른 국가에 비해 적다는 점이 시장에 실망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메리츠증권 조성준 연구원은 "금리인하폭이 예상보다 적어 실망매물이 쏟아져 나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물경기침체가 우려되고 있지만 금리인하는 당장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1~2분기 시차를 두고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동양종금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시장에서 언급된 수준보다 대단히 크지 않은 이상 증시에 큰 영향을 주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시중금리 인하가 실제 시중 자금 유통으로 연결되려면 인하 움직임이 멈춰야 하는데, 마무리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현재 일부 전문가들은 12월에도 금통위가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웬만한 조치에는 코방귀도 뀌지 않는 둔한 시장이 되어가고 있다. 이재만 연구원은 "금융위기와 경기침체가 동시에 나오면 대단한 모멘텀이 나오지 않는 이상 오직 시간만이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과연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까?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