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산업은 국내 수문 관련 설비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중소기업이다. 임직원 수는 37명에 불과하지만 수문 및 수문권양기 등의 제조ㆍ시공 분야에서는 단연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회사로 꼽힌다. 이처럼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우승산업이 입지를 탄탄히 굳힐 수 있었던 데는 오후석 대표이사의 역할이 컸다. 오 대표는 1995년 회사 설립 이후 13년 동안 '탄탄한 기술력이 미래 성장의 밑거름'이란 생각 아래 매년 신기술 개발에 주력해왔다. 올해 신기술실용화촉진대회에서 오 대표가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 것도 바로 이런 노력을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사실 규모만 놓고 보면 우승산업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작년 연간 매출액은 52억원,순이익은 3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우승산업의 진정한 저력은 바로 연구개발(R&D)에 있다. 전남 나주에 위치한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수문권양기,배수갑문,반달형 회전수문,다단전도수문,배수용 수문,수중모터펌프,수도용 밸브 등 대부분 수처리 관련 기계 설비들이다.

오 대표가 수처리 설비에 관심을 기울인 것은 농지가 많은 전남 지역 특성상 효율적이고 선진화한 물관리가 필요하다는 점 때문이었다. 이미 수도권이나 선진국에서는 해마다 오는 비의 양을 미리 예측해 이에 따른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지만 전남 지역에서는 이에 대한 대비가 거의 안돼 있었다. 한꺼번에 내리는 비를 분산해서 저장하는 설비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이런 생각으로 오 대표는 1995년부터 일체식 분수문,배수갑문 등 비교적 간단한 저수지 수문을 제작하고 이후 직접 시공까지로 영역을 확장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기존 제품과는 차별화된 신제품 개발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오 대표는 사내에 60여평의 시험장을 설치해 자체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시험장 설치에 이어 사내 기업 부설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직접 연구소장까지 맡을 정도로 기술개발에 매진했다. 회사 조직도 연구소를 주축으로 다시 짰다. 지역 대학을 졸업한 연구인력을 끌어모은 데 이어 영업부와 생산부,관리부 소속 임직원들에게도 '모두가 기술인력'이란 생각을 심어줬다.

이런 노력의 결과 우승산업은 해마다 특허와 실용신안 등을 출원하는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지금까지 출시한 반달형 회전수문(NEP 인증 제품),배수용 수문,다단전도수문,로터리식 제진기 등이 모두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한 제품들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수문권양기(철로 된 수문을 올리고 내리는 기계장치)는 우승산업의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수문 및 수문권양기 제작ㆍ시공에서 자신감을 얻은 오 대표는 최근에는 대형 수중펌프로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최근에는 1200㎜ 구경의 수중모터펌프를 자체 제작해 시판하기도 했다.

이 같은 기술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오 대표는 우승산업을 환경 친화형 기업으로 육성하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사업 초창기부터 회사 모토를 '깨끗한 물,깨끗한 환경'으로 정했을 정도다. 환경에 대한 고려 없이 경제적 이윤만 추구하다 보면 나중에 더 큰 피해를 되돌려받는다는 게 그의 경영철학이다. 이런 철학은 우승산업의 모든 제품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반달형 회전수문.기존 수문들이 물을 저장하는 기능만 갖추면서 하천 생물들의 이동통로를 차단하고 있는 것과 달리 우승산업이 개발한 수문은 하단부를 열고 닫을 수 있도록 만들어져 하천 생태계 보전에 적합하게 설계됐다.

회사 관계자는 "규모는 작지만 탄탄한 기술력을 갖추고 친환경의 기업철학을 실천하려는 오 대표의 리더십이 지금의 우승산업을 만들어낸 원동력"이라고 평가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