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입사원 채용시즌을 맞아 면접관 교육을 하는 과정에서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자세히 들여다 볼 기회가 있었다.

주요 기업이 공통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인재의 특성은 '근성'이었다. 직업과 직무에 따라 기자 근성,영업자 근성,딜러 근성,컨설턴트 근성 등 다양한 용어로 불리고 있는 '승부근성'은 거의 모든 기업에서 1순위로 거론되는 핵심역량이었다.

기업들이 승부근성을 강조하는 것은 성과 때문이다. 기업이 뽑으려는 인재는 유능한 인재가 아니라 성과를 많이 낼 수 있는 인재인데 성과를 만들어 내는 핵심역량 중 하나가 승부근성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승부근성이 있는 직원들이 다수를 이루고 승부근성이 강한 직원을 주요 자리에 배치하고 승진시키는 기업일수록 성과가 좋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승부근성이 있는 직원을 발굴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면접 경험이 많은 헤드헌터 등 전문가를 초청해 후보자의 승부근성을 평가할 수 있는 면접기법을 익히려 하고 있다.

그렇다면 면접에서 승부근성이 있는 사람들을 가려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짧은 면접을 통해 승부근성을 평가하는 게 과연 가능할까. 해답은 후보자의 과거 경험과 그 경험에 나타난 후보자의 행동에 있다.

지금까지 인터뷰는 주로 후보자의 말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말로 평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졌다. 요즘 입사 지원자들은 대부분 오랫동안 면접연습을 해 왔다. 상당수는 반복적인 인터뷰 교육과 훈련을 통해 면접관이 원하는 답을 척척 내놓는다. 후보자들은 수많은 예상질문과 답변을 만들고 외워 면접장에 들어설 때쯤이면 이미 '면접의 달인'이 돼 있다. 또 면접관의 질문은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생중계돼 질문을 다 알고 면접에 임한다. 따라서 질문을 통해 후보자의 승부근성을 가려내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이 때문에 면접관들이 주목하는 것은 행동이다. 후보자의 과거 경험을 살펴보면 승부근성과 연관된 행동이 얼마나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면접관들이 주목하는 승부근성과 관련된 행동은 한 마디로 '독종'이다. 독종은 지고는 못 살고 보통사람이 봤을 때 반은 미친 것 같고 집요하다. 면접관들은 과거 경험을 통해 후보자들이 이런 행동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한다. 의견이 아니라 과거 행동에서 이런 특성을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정확하고 객관적이다.

면접에서 "○○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며 특정 주제에 대한 의견을 묻거나 "이러저런 상황에 처해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라고 가상상황에서 행동을 묻는 질문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대신 후보자의 역량과 관련된 행동적 특성,특히 승부근성을 파악하기 위해 과거의 경험을 구체적이고 집요하게 캐묻는 상황이 자주 벌어진다. 그러다 보니 갈수록 면접이 길어지고 심층화하고 있다.

<커리어케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