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용적률 상향 조정과 소형·임대 의무비율 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정부의 11.3 대책이 발표된 직후 서울 재건축아파트 시장은 매물 문의가 늘고 싸게 출시됐던 급매물은 일부 거래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책 발표 후 2~3일이 지나자 거래는 형성되지 못한 채 매수자들은 다시 관망세로 돌아섰다. 당장 거래에 뛰어들기에는 경기 불안요소가 많은데다가 매물 보유자들이 호가를 높이면서 거래 희망가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일부 거래 이후 추격 매수세가 전혀 없다.

7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10월31~6일) 서울 재건축 시장은 0.01%로 미미하지만 반등했다. 송파(0.58%)가 오름세로 돌아섰으며 강남(-0.01%)과 강동(-0.18%), 서초(-0.21%) 등 강남권의 하락세가 지난 주보다 크게 둔화됐다. 상승 반전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지만 매물 보유자들도 투매를 자제하며 시장을 지켜보고 있어 거래 없이 매도·매수 관망세로 이어질 전망이다.

반짝 움직임을 보였던 재건축 시장과는 달리 서울 강북권역 아파트 매매시장은 지난 주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급매물도 추가로 나오고 대책 발표 이후 매물을 찾는 문의도 증가했지만 매도·매수 가격차이가 커서 실거래는 거의 없다.

이에 따라 서울 매매시장은 전체 평균 -0.2%의 변동률을 나타냈다. 지난주보다는 하락폭이 크게 둔화됐지만 전반적인 내림세는 여전하다.
서울 자치구별로는 버블세븐 지역 중 양천구(-0.57%)가 가장 많이 하락했다. 이어 ▲광진(-0.38%) ▲서초(-0.27%) ▲강남(-0.26%) ▲노원(-0.25%) ▲관악(-0.25%) ▲강동(-0.24%) ▲송파(-0.22%) 순으로 떨어졌다.
양천구는 가격을 선도하는 목동신시가지단지들이 일제히 하향 조정됐다. 대책 발표 이후 매수 시점을 묻는 문의는 좀 늘었지만 거래로 연결되지 않고 거래 안 된 급매물 가격이 더 떨어졌다. 광진구는 급매물이 나와도 수요가 없어 가격이 내렸다. 지난 주보다 하락한 단지들이 늘었고 자양동 일대 중형이 약세를 나타냈다. 노원구는 중소형 약세가 두드러졌다. 상계동 주공6,9단지는 저가 매물이 출현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용산(-0.14%) ▲동대문(-0.12%) ▲도봉(-0.12%) 등 한강 이북 지역은 지난 주보다 하락세가 커졌다. 동대문구 장안동 래미안장안2차는 저가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도봉구는 창동 소형 단지가 하락했다. 매물은 있으나 매수자가 없는 상태다.

신도시와 수도권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번주 각각 -0.19%, -0.08% 변동률로 하락폭은 다소 완화됐지만 수도권 외곽이나 후발 가격 상승 지역까지 점차 하향세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신도시는 ▲분당(-0.23%) ▲산본(-0.20%) ▲일산(-0.19%) ▲평촌(-0.12%) ▲중동(-0.11%) 순으로 하락했다. 지난주 하락폭이 컸던 일산과 산본은 다소 하락세가 둔화됐다. 나머지 지역은 약보합세가 지속됐다.
분당은 하락을 이끌었던 중대형이 주춤했고 오히려 중소형 하락폭이 커졌다. 이매동 아름두산/삼호 73㎡가 500만원 떨어졌고 야탑동 매화건영빌라 72㎡도 1000만원 가량 하락했다. 산본도 중소형이 약세를 나타냈다. 산본동 개나리주공13단지 69~82㎡가 250만~400만원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미미한 변동을 보였던 중동이 금주는 내림세가 커졌다. 미리네롯데2차는 급매물이 나오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수도권은 ▲성남(-0.24%) ▲수원(-0.16%) ▲용인(-0.13%) ▲안양(-0.13%) ▲오산(-0.12%) ▲의정부(-0.12%) ▲구리(-0.12%) 순으로 하락했다.

상승세를 보였던 인천(-0.08%)도 2주 연속 하락했다. 평택(0.02%)만 유일하게 소폭 올랐고 나머지 지역은 약세나 보합세를 보였다.

한편 전세시장 역시 약세가 지속됐다. 권역별로 ▲서울 -0.24% ▲신도시 -0.19% ▲수도권 -0.08% 순이다. 전,월세 거래는 더 줄었으며 수요자 이동이 많지 않다. 경기 불황으로 더 싼 지역이나 저렴한 연립, 빌라로 옮기는 경우는 종종 눈에 띈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11.3 대책이 발표된 후 반짝 장세를 보였던 서울 재건축 시장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한산해졌다"면서 "매수 문의 증가로 다소 활기를 찾는 듯 했지만 일부 급매물 거래 후 추격 매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발표된 재건축 규제 완화 내용이 시행되기까지 법 개정이나 조율이 진행될 예정으로 거래는 활발하지 않은 가운데 약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또 이번 규제 완화와 무관한 일반아파트나 가격 하향 조정이 뒤늦게 시작된 서울 강북권, 수도권 외곽 지역은 내림세가 확산되고 있어 서울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전반적인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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