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짠돌이 골프족] 요즘같은 불황엔… 나도 오늘부터 짠돌이 골프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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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은 불황엔…한샷 한샷 신중하게
불황이다. 너나없이 경기침체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09년엔 기업들의 대회 스폰서십 포기로 골프대회가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이미 나오고 있다. 골퍼들도 골프 비용을 낮추거나,라운드 횟수를 줄여야 할 판이다.
요즘 같은 불황 땐 골프도 '경제적'으로 해야 한다. 어렵게 필드에 나가서 완전히 망가진다면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짠돌이 골프'로 후회 없는 라운드를 하는 요령을 알아본다.
◆ 위험도 높은 샷을 피하라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위험성이 높은 샷은 피치샷ㆍ로브샷 등이다. 붕 떠서 곧바로 멈추는 이 샷은 조금이라도 잘못되면 원하는 거리와 방향을 얻을 수 없다. 그런 샷보다는 그린 주변에서는 가능하면 칩샷으로 처리하는 것이 실수를 막고,타수도 크게 잃지 않는 길이다. 어떤 이는 그래서 "골프에서 가장 경제적인 샷은 칩샷"이라고 했다. 칩샷이야말로 기량에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칠 수 있고,실수 확률이 낮은 샷이다. 비단 칩샷뿐 아니다. 플레이 전략도 공격적이기보다는 보수적으로 짜는 것이 중요하다. 공격적인 루트를 택했다가 '하이 리스크'를 안느니,'보답'은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안전한 길을 가라는 얘기다. 그것이 평균 스코어를 내는 지름길이다.
◆ 긴장된 순간일수록 생소한 샷을 구사하지 말라
스킨 3개가 누적된 18번홀.약간 왼쪽으로 굽어져 드로 구질이 필요하다. 평소 드로를 잘 구사하지 않았으나 '대박'을 노리고 드로 구질을 내기 위한 자세를 취하고 스윙한다. 결과는 악성 훅 또는 페어웨이 오른쪽 계곡행이다. 결정적 순간,중압감이 큰 상황일수록 손과 몸에 익은 샷을 구사해야 한다. 그린사이드 벙커에서 '폭발샷'만 해보았지 칩샷을 해보지 않은 골퍼가 갑자기 벙커칩샷을 시도하는 것도 실패 확률이 높다. 그린 프린지에서 퍼터로 치는데 익숙한 골퍼가 갑자기 8,9번 아이언으로 샷을 하는 것도 성공 가능성을 낮춘다. 중요한 때 일수록,1타가 아쉬운 순간일수록 생소한 샷보다는 자신있는 샷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모든 샷은 신중하게 해야
샷을 할 때 신중해야 하지만,그렇지 않은 골퍼들도 있다. 연습 스윙도 하지 않고 치거나,그 다음 샷을 생각하지도 않은 채 스윙하는 일이 많다. 한번 따져보자.평균 90타를 치는 골퍼의 경우 그린피(수도권 평균 18만원)를 생각하면 타당 2000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한 번 스윙할 때마다 2000원이 소요되는데,그것을 함부로 아무렇게나 해서야 되겠는가. 비록 스트로크당 비용을 따지지 않더라도 신중하게 스윙하면 스코어도 좋아지게 마련이다. 샷에 앞서 연습 스윙을 한 번 하고,샷을 하는 10초 동안 만이라도 온 신경을 집중하는 습관을 들여놓으면 나중에 다 득이 된다.
◆ 연습도 경제적으로 하라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노린다는 말은 골프 연습에도 해당된다. 골프 스코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퍼트로 절반에 가까운 43%나 된다. 당연히 연습시간도 퍼트에 많이 투자해야 한다. 퍼트 연습은 넓은 공간도 필요없고,굳이 드라이빙 레인지에 가지 않아도 할 수 있다. 집이나 사무실에서 틈날 때마다 잠깐이라도 해두면 실제 라운드에서 그만한 보답이 따른다. 라운드에서 동반자들과 타수 차이가 주로 어디서 나는지 곰곰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기량이 비슷한 골퍼들이라면 1∼3m거리의 퍼트를 누가 잘 넣느냐에 따라 그날의 승패가 좌우되지 않았던가. 골퍼들의 일반적 생각과 달리 퍼트야말로 가장 많은 연습이 필요하고,연습을 많이 한 골퍼에게 그만한 보답을 주는 부문이다. '퍼트는 돈'(putt for dough)이라는 말이 그래서 생겨났다.
◆ 내기 골프 액수를 낮춰보라
한 조사에 따르면 골퍼들은 스트로크당 5000∼1만원짜리 내기를 주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정도라도,그날 골프가 안되면 순식간에 10만∼20만원이 나갈 수 있다. 돈 잃고도 웃을 수 있는 골퍼는 세상에 없다. 그러잖아도 불황이라 '긴축''절약'을 되뇌는 판국에 그 액수는 큰 돈이다. 내기를 즐기는 골퍼라면 이번 기회에 그 액수를 낮춰보라.1000∼5000원짜리를 해도 내기 골프의 재미는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긴장 강도가 낮아져 샷이 더 잘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한걸음 더 나아가,아예 내기를 하지 않고 18홀을 도는 방식도 택해볼 만하다.
◆ 카풀은 기본이고, 틈새 시간 노려라
지방 골프장 그린피가 싸기 때문에 멀리 가는 일이 잦다. 두말할 것도 없이 네 명이 차 한 대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경제적이기도 하고 피곤함을 줄이는 길이다. 불황이라고 해도 해가 짧은 계절이어서 주말에는 빈자리를 찾기 어렵다. 주말엔 그린피도 비싸지 않은가. 회원권이 없는 골퍼들은 굳이 붐비는 주말을 택할 필요가 없다. 평일,그 중에서도 월요일은 그린피도 싸고 부킹도 손쉽다. 그게 아니라면,서울 외곽 골프장의 경우 귀경 시 교통체증을 각오해야 하겠지만,일요일 오후에도 드문드문 빈자리가 있다. 또 아예 1박2일로 호남ㆍ강원ㆍ영남권 골프장 패키지상품을 찾으면 수도권에서 18홀 라운드할 비용으로 36홀을 칠 수도 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