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이 자주 맞닥뜨리는 쇼트 어프로치샷은 크게 칩샷,피치샷,러닝어프로치샷으로 나뉜다. 그 가운데 칩샷은 골퍼들이 가장 자주 구사하는 샷이다. 그린 주변에서 볼을 약간 띄운 뒤 낙하 후 일정거리를 굴러가게 하는 샷이다. 치기 쉬워 누구든 무난하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칩샷을 '골프에서 가장 경제적인 샷'이라고들 한다. 다른 샷과 마찬가지로 칩샷을 잘 하기 위해서는 메커니즘과 감(感)을 잘 숙지해 두어야 한다.

◆ 칩샷의 기본원리 / 체중은 앞발에, 볼은 뒷발선상에 놓아라

체중은 앞발에 더 싣고 볼은 뒷발선상에 위치해야 한다. 그러면 자연히 양손은 볼보다 앞쪽에 오게 된다. 또 클럽헤드가 스윙 궤도의 최저점에 다다르기 전에 다운블로로 볼에 맞게 된다. 그런 자세로 치면 볼은 살짝 뜬 다음 낙하 후 홀을 향해 굴러간다. 이 같은 칩샷을 성공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두 가지다. 하나는 손목을 가능하면 굽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먼 거리라면 모를까,20m 안팎 거리에서는 백스윙이나 임팩트,폴로 스루 때까지 손목을 굽히지 말아야 실수를 막을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임팩트 순간 클럽헤드를 가속해 주어야 한다는 것.그래야 볼이 붕 떠서 원하는 거리만큼 굴러간다. 가속하려면 백스윙과 폴로 스루를 대칭이 되도록 스윙해 준다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임팩트 순간 클럽헤드를 멈춰버리면 원하는 거리가 나지 않을 뿐더러,손목이 굽혀지면서 실수가 나올 수 있다. 다운 블로로 클럽헤드를 자신있게 휘둘러주는 것이 성공의 요체다.


◆ 클럽별 '캐리'-'롤' 비율 / 샌드웨지는 1대1ㆍ피칭웨지는 1대2

칩샷을 한 클럽으로 하는 골퍼도 있지만,여러 가지 클럽으로 하는 골퍼도 있다. 후자의 경우 클럽별로 '떠가는 거리'(캐리)와 '굴러가는 거리'(롤)를 알아야 정확한 낙하 지점을 선정할 수 있다. 샌드웨지로 정상적인 칩샷을 할 경우 캐리-롤 비율은 1 대 1이다. 볼에서 홀까지 10m이고 샌드웨지로 칩샷할 경우 볼에서 5m 지점에 볼을 낙하시키면 나머지 5m는 굴러간다는 얘기다. 피칭웨지는 캐리와 롤의 비율이 1 대 2다. 볼∼홀이 15m일 경우 볼에서 5m 지점에 볼을 낙하시키면 나머지 10m는 저절로 굴러간다는 의미다. 같은 논리로 칩샷 시 캐리와 롤의 비율은 9번아이언이 1 대 3,8번아이언이 1 대 4,7번아이언이 1 대 5,6번아이언이 1 대 6이다.


◆ 색다른 칩샷 / 쇼트게임은 상상력의 결과…변칙 칩샷 해볼까


▲텍사스 웨지:그린 밖에서 퍼터로 치는 것을 말한다. 퍼터로 치는 것은 웨지로 치는 것보다 결과면에서 나을 때가 많다. 특히 라이가 좋지 않거나,플레이선의 잔디가 말라있을 때,그린이 딱딱할 때 텍사스 웨지의 효용은 크다. 어떤 사람은 퍼터의 클럽헤드를 왼쪽으로 90도 돌려 헤드의 '토'(toe)로 치기도 한다. 잘만 익혀두면 러프에 있는 볼을 홀까지 직진시키는데 쓸모가 있다. 턱이 낮다면 벙커에서도 퍼터를 써볼 만하다. 단,거리 조절이 관건.그린에서 같은 거리에서 칠 때보다 2∼3배의 크기로 쳐주어야 하는데,그 감은 상황에 따라서 또는 스스로 터득하는 수밖에 없다.

▲스푼 칩샷:골프 규칙에 클럽의 용도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스푼(3번 우드)도 티샷이나 페어웨이샷 말고도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있다. 그린 주변의 러프에서 칩샷을 할 때다. 퍼터로 치자니 잔디가 걸릴 것 같고,웨지를 쓰자니 정확한 임팩트를 해야 성공할 것 같은 상황에서 스푼으로 칩샷을 해보라.타이거 우즈처럼 말이다. 그립을 내려잡은 뒤 퍼트할 때처럼 어드레스를 한다. 그 다음 짧고 확실한 동작으로 볼을 쳐준다. 이때 폴로 스루를 백스윙 이상의 크기로 해주면 볼은 살짝 뜬 뒤 홀을 향해 곧잘 굴러간다.

▲볼 위치가 나쁠 때: 볼을 스탠스 앞쪽에 위치시킬 경우 칩샷 실패 확률이 높다. 클럽헤드가 궤도의 최저점 부근에서 볼을 맞히게 되는데,그러면 볼보다 지면을 먼저 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과는 뒤땅치기나 토핑이다. 칩샷 시 볼 위치는 뒷발 앞이어야 한다.


◆ 칩샷 '입스'…터무니없는 실수 줄이려면


▲몸이 굳어있을 때: 몸을 부동자세로 하면 샷 동작은 오로지 손과 손목에 의해서만 이뤄진다. 그러나 손만으로는 칩샷에 필요한 '파워'와 '터치'를 전달할 수 없다. 좋은 칩샷은 팔과 어깨가 자유로운 상태에서 이뤄지며,손은 단순히 스윙의 가이드 및 컨트롤러 역할만 하기 때문이다. 오른팔을 호주머니에 넣은 채 왼팔만으로 클럽을 들고 칩샷 연습을 하면 적절한 몸동작을 구사할 수 있게 된다.

▲왼손목이 꺾일 때: 칩샷 뒤땅치기가 자주 나오는 골퍼들은 그것을 치유하려고 임팩트 순간 왼팔을 멈춰버리는 스윙을 한다. 이것은 또 다른 잘못의 시초가 된다. 임팩트 직후 팔을 멈춰도 클럽은 관성에 의해 목표쪽으로 나아가게 마련인데,이때 왼손목이 굽어질 수밖에 없는 것.결과는 볼 윗부분을 치는 토핑으로 연결된다. 임팩트 후까지도 어드레스 상태에서처럼 왼손목을 고정한 채 폴로 스루-피니시로 이어지도록 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섕크: 볼이 클럽헤드와 샤프트의 연결부위인 호젤에 맞으면서 목표라인 오른쪽으로 휙 날아가버리는 섕크는 그야말로 '다된 밥에 재뿌리는 격'이 아닐 수 없다. 섕크는 그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마음 속에 남아 다음 샷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고질'이다. 섕크는 임팩트존에서 클럽헤드가 목표 라인과 스퀘어를 이루지 못해 발생한다. 백스윙 때 손목을 너무 돌릴 경우 다운스윙 때 클럽헤드가 스퀘어를 이루기도 전에 임팩트가 돼 그런 일이 발생한다. 과도한 손목 동작을 하지 않는 것이 예방법이다.


◆ 칩샷과 관련한 규칙들


칩샷한 볼이 깃대를 맞히면=벌타가 없다. 따라서 칩샷을 할 때 깃대를 꽂아두어도 되고,뽑아도 된다. 가끔 캐디나 동반자가 깃대를 잡고 있는데,그것은 벌타를 자초하는 길이다. 친 볼이 깃대를 잡고 있는 사람을 맞힐 경우 친 사람에게 2벌타가 부과된다.

칩샷한 볼이 그린 위 동반자 볼을 맞히면=동반자가 마크하지 않은 상태에서 칩샷을 한 볼이 동반자 볼을 맞혔다. 이 경우 동반자 볼은 원위치에 갖다놓고 칩샷한 볼은 멈춘 자리에서 치면 된다. 둘 다 벌타는 없다. 따라서 가능하면 온그린된 볼은 마크하는 것이 좋다.

칩샷 시 볼과 홀 사이의 플레이 선에 스프링클러 덮개가 있는데=구제받지 못한다. 그 상태대로 쳐야 한다. 볼이 꼭 그 덮개에 낙하할 듯한 생각이 들면 퍼터로 치든가,다른 길을 강구하는 수밖에 없다.

플레이선상 그린 밖에 있는 동반자 볼이 눈에 거슬리는데=이 경우 그린 밖이지만,동반자에게 마크를 요구할 수 있다. 동반자가 그 요구를 듣지 않으면,동반자에게 벌타가 주어진다. 다른 볼이 방해가 될 듯한 상황이라면 그린이든 그린 밖이든 마크를 요구하라.

볼 주위에 흩어져 있는 모래를 치울 수 있는가=볼이 멈춘 곳이 벙커와 그린 중간지점이어서 그런지 볼 주위에 모래가 흩어져 있다. 이 경우 모래를 치울 수 있는가. 없다. 모래는 그린에 있을 경우에만 '루스 임페디먼트'로 간주돼 치울 수 있다. 그린 밖에서 치우면 2벌타가 따른다.

플레이선상의 볼마크를 메울 수 있는가=볼과 그린에지 사이(그린 밖)에 다른 사람이 남겨둔 볼 자국이 파여 있다. 칩샷한 볼이 굴러가면서 그 오목한 지점을 통과할 것 같다. 그렇더라도 이 경우 그대로 쳐야 한다. 움푹 파인 곳을 메우고 치면 라이 개선으로 2벌타가 부과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