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의 전문성이 눈에 띄게 강화됐습니다. 전문가들조차 배울 게 많았던 기대 이상의 행사였습니다. 정부는 정책 아이디어,기업은 인재 확보와 육성의 노하우,학계는 인적자본 관련 글로벌 동향 정보를 풍성하게 수확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
지난 6일 폐막한 '글로벌 인재포럼 2008'의 성과와 과제를 결산하는 특별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이들은 "올해 세 번째로 열린 인재포럼은 해가 갈수록 깊이 있는 내용을 만들어내면서 강한 성장세를 과시했다"며 "참석자들에게 예상보다 훨씬 많은 성과를 안겨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이번 포럼 개막식에 직접 참석,인적 자원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면서 포럼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다"며 "이는 해외 참석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줘 인재포럼의 글로벌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풀이했다.
이와 함께 인재포럼이 앞으로 세계적인 행사로 자리잡으려면 내년부터는 일반 참석자들도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토론마당(오픈 포럼)',주요 주제발표자와 토론자 등이 모두 참석하는 '클로징 세션(정리세션)'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권영설 글로벌 인재포럼 사무국장(사회)=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참석했다. 토론 열기도 뜨거워 주최 측으로서는 큰 문제 없이 행사를 치렀다고 생각한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평가를 해줬으면 한다.
△우형식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올해가 세 번째 포럼이다.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는 걸 체감했다. 이대로라면 내년엔 더 좋은 포럼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특히 교육정책에 도움이 되는 좋은 아이디어가 무척 많이 나와 고무적이다. 이런 제안이 아이디어로 끝나지 않고 실제 정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백성기 포스텍 총장=주제발표자들의 전문성이 강화된 것이 눈에 띈다. 충실하고 깊이 있는 발표 내용이 많아서 교육현장에 있는 사람으로서 배울 게 참 많았다. 기업인들도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 같다. 여성인력에서 대학입시 입학사정관 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현실에서 중요하게 거론되는 다양한 문제를 토론의 장으로 끌어온 게 평가할 만하다.
△사회=인재포럼은 각각 다른 주제를 갖고 수십개의 공청회가 동시에 열리는 것과 비교할 만하다. 국내외의 기업인과 학자 등의 폭넓은 의견을 한꺼번에 청취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보는데.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이번 포럼이 성공적이었다는 것은 포럼이 끝날 때까지 수많은 사람이 행사장을 지켰다는 데서 확인할 수 있다. 대개 포럼은 초반엔 참석자가 꽤 있다가도 후반으로 가면서 빈 자리가 급격히 늘어나 마지막엔 썰렁한 느낌까지 드는 수가 많다. 행사 운영 측면에서도 작년 포럼에 비해 훨씬 짜임새가 있었다.
△우 차관=이명박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개막식에 참석한 것은 아주 의미가 크다. 그만큼 한국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창의적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걸 방증하고 있어서다. 해외에서 온 주제발표자와 토론자들도 대통령의 참석을 아주 반기고 큰 의미를 부여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의 이례적 참석으로 이번 포럼의 국제적 위상이 한 단계 더 높아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사회=갈수록 해외에서 포럼에 참가하는 일반인이 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아랍에미리트 국영 이동통신회사 임직원을 비롯한 상당수 사람들이 자비로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휘성 한국IBM 사장=기업이 고민하는 인적자원 관련 이슈를 콕 찍어 내 해결책을 고민하는 장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한국IBM의 경우 첫해엔 인적자원 담당 임원이 참석했지만 올해 포럼엔 사장인 내가 직접 왔다.
인적자원 담당 부서만을 위한 포럼이 아니라 회사 전체가 관심을 기울일 만한 포럼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기업뿐 아니라 정부와 학계까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논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재포럼은 더욱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올해 인재포럼에서 아쉬웠던 점을 꼽아 보고 앞으로 발전 방향에 대해 얘기했으면 한다.
△백 총장=선택과 집중을 통해 세션의 수를 조금 줄였으면 좋겠다. 해당 주제에 대해 더욱 심도 있는 논의가 가능하도록 말이다. 그렇게 하면 일반 참석자들이 주제 발표자나 패널들과 얘기해 볼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날 것이다.
저명 인사에게 질문하고 토론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인재포럼 참석자들의 만족도가 더욱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 한 가지 더 얘기하자면 포럼의 마지막 행사로 '클로징 세션'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각 세션의 주요 참석자들이 모두 참여해서 핵심 내용을 종합 정리하고 이를 공유하는 자리가 필요하다.
국제학회에 다녀보면 클로징 세션의 효과가 상당히 크다. 이와 함께 비중있는 기조연설자를 포럼 말미에 투입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조 교수=각 세션에서 결론을 끌어내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재포럼은 '아이디어의 시장'이란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점심시간에 세계적으로 쟁쟁한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몇몇 사람만 모여서 자유롭게 얘기를 나눠도 많은 아이디어가 도출될 수 있다고 본다. 아예 특정 세션은 특별한 주제 없이 '열린 토론마당(오픈 포럼)'으로 만들어도 좋을 듯하다. 전문가 몇 명이 토론 방향을 잡아주기만 하면 일반 참석자들까지 참여해 활발한 토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인재포럼 참석자들은 대부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거나 앞으로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을 축적해 활발하게 공유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오프라인 행사는 매년 열리지만 온라인을 통해 상시적으로 이런 작업이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면 좋을 것 같다.
정리=장경영 기자/김정환 인턴(한국외대 4학년)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