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에게 듣는다] 서경석 삼성투신 인덱스운용 1본부장‥혼돈의 증시 조급증은 금물, 인덱스펀드로 시간을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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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적어 장기 투자에 적합, 변동성 큰 장세에서 성과도 좋아
규모키우고 보수 더 낮춰야 경쟁력
"지수가 고점 대비 큰 폭으로 빠진 상태이면서 변동성까지 큰 요즘이 '인덱스 펀드'에 가입하기 좋은 시점입니다. 역사적으로 봐도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액티브 펀드보다는 인덱스 펀드의 성과가 더 좋으니까요. "
서경석 삼성투신운용 인덱스운용1본부장은 업계에서 인덱스 펀드의 대부로 통한다. 자산운용업계에 몸담은 20여년 동안 국내에 인덱스 포트폴리오 개념을 처음으로 소개하고 인덱스 펀드와 유사한 절대수익 추구 펀드도 최초로 만들었다. 지수만을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에 현·선물 차익거래 개념을 도입한 것도 서 본부장이 처음이다. 국내 인덱스 펀드의 살아있는 역사인 셈이다.
인덱스 펀드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다. 주식형 펀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액티브 펀드가 벤치마크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반면 인덱스 펀드는 지수만큼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래서 '액티브 펀드'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패시브 펀드'라고 부르기도 한다. 국내에 있는 인덱스 펀드는 대부분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고 있다.
그렇지만 인덱스 펀드를 운용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게 서 본부장의 말이다. 인덱스 펀드가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200개 종목을 시가총액 비중대로 사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시가총액 비중이 달라질 때마다 모든 종목을 교체 매매해야 하기 때문에 거래비용이 많이 든다. 또 일부 종목은 유동성이 부족해 제때 거래를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결국 지수에 비해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지수 대비 표준편차도 커진다. 그래서 인덱스 펀드는 일반적으로 100~140개의 종목만 편입하면서도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최적화 기법을 사용한다. 서 본부장은 "최적화 기법을 잘 사용하면 지수와 펀드 수익률의 차이인 추적오차를 줄일 수 있다"며 "결국 인덱스 펀드는 수익률이 높은 펀드가 아니라 추적오차가 적은 펀드가 우수한 펀드"라고 설명했다.
인덱스 펀드를 평가하는 데 중요한 또 다른 요소는 보수다. 인덱스 펀드는 과도한 초과 수익을 추구하지 않기 때문에 펀드 간 수익률 차이가 크지 않다. 따라서 보수가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액티브 펀드에 비해 훨씬 크다. 보수가 싼 펀드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얘기다. 서 본부장은 "운용 규모가 1000억달러나 되는 세계 최대 인덱스 펀드인 '뱅가드500'은 보수가 0.15%에 불과하다"며 "우리도 규모를 키우고 보수를 낮춰야 인덱스 펀드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 본부장은 "지금은 판매사와의 관계 등으로 인해 펀드 보수를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며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돼 판매채널이 다양해지면 저렴한 보수의 인덱스 펀드들이 많이 나와 액티브 펀드와 더욱 차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덱스 펀드는 패시브 펀드에서 액티브 펀드로 차츰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에서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목표로 하는 인덱스 펀드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상품이 '인핸스드 인덱스펀드'(Inhenced Index Fund)다. 순수 인덱스 펀드가 '현물 바스켓'(지수를 구성하는 주식 포트폴리오)을 매수해 지수를 추종하는 전략을 구사하지만 인핸스드 인덱스 펀드는 선·현물 차익거래를 통해 초과 수익을 추구한다. 요즘에는 순수 인덱스 펀드는 거의 없고 인핸스드 인덱스 펀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실제 인덱스 펀드가 프로그램 차익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5%에 달할 정도다.
서 본부장은 삼성투신운용의 인핸스드 인덱스 펀드는 연평균 지수 대비 2.5%포인트의 초과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중 1%포인트는 선·현물 간 무위험 차익거래로,나머지 1.5%는 현물바스켓 매매에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서 본부장은 "인덱스 펀드는 현물바스켓을 살 때도 대상 종목의 주가 전망 등을 고려해 편입하기 때문에 지수보다 나은 성과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펀더멘털 인덱스 펀드'와 '퀀트 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펀더멘털 인덱스 펀드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기존 인덱스 펀드와 달리 자본금 매출액 현금흐름 순이익 배당 등 기업의 펀더멘털(내재가치) 요소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상황에 따라 투자 대상을 바꾸는 펀드다. 퀀트 펀드 역시 계량분석을 통해 종목 및 업종별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시스템의 신호에 따라 매매를 한다. 지수보다 높은 성과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액티브 펀드의 성격을 갖지만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제한된 전략을 수행한다는 측면에서 인덱스 펀드의 기본 성격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인덱스 펀드가 이처럼 다양화되고 있지만 투자자들에게는 여전히 생소한 영역이다. 국내의 경우 전체 주식형 펀드에서 인덱스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6%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대형 기관들을 제외하면 개인투자자나 중소 기관들의 투자 비중은 훨씬 적다. 서 본부장은 "인덱스 펀드는 언제나 평균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작고 장기 투자 수단으로 적합하다"며 "시장에 대해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면 인덱스 펀드만큼 좋은 투자수단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펀더멘털 인덱스 펀드,퀀트 펀드 등 첨단 인덱스 펀드에 대해서도 "벤치마크지수의 원리를 따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초과 수익을 기대하는 만큼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크다"며 "어떤 인덱스 펀드를 선택하느냐는 투자성향의 문제로 귀착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인덱스 펀드의 안정성을 활용해 자산배분을 하라고 권했다. 주식에 투자하는 자산 중 절반 정도를 인덱스 펀드에 넣고 나머지 자금으로 스타일을 추구하는 액티브 펀드나 자신이 선호하는 종목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또 인덱스 펀드를 선택할 때는 "추적오차와 초과 수익을 비교해 위험당 초과 수익이 높은 펀드를 고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
규모키우고 보수 더 낮춰야 경쟁력
"지수가 고점 대비 큰 폭으로 빠진 상태이면서 변동성까지 큰 요즘이 '인덱스 펀드'에 가입하기 좋은 시점입니다. 역사적으로 봐도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액티브 펀드보다는 인덱스 펀드의 성과가 더 좋으니까요. "
서경석 삼성투신운용 인덱스운용1본부장은 업계에서 인덱스 펀드의 대부로 통한다. 자산운용업계에 몸담은 20여년 동안 국내에 인덱스 포트폴리오 개념을 처음으로 소개하고 인덱스 펀드와 유사한 절대수익 추구 펀드도 최초로 만들었다. 지수만을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에 현·선물 차익거래 개념을 도입한 것도 서 본부장이 처음이다. 국내 인덱스 펀드의 살아있는 역사인 셈이다.
인덱스 펀드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다. 주식형 펀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액티브 펀드가 벤치마크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반면 인덱스 펀드는 지수만큼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래서 '액티브 펀드'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패시브 펀드'라고 부르기도 한다. 국내에 있는 인덱스 펀드는 대부분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고 있다.
그렇지만 인덱스 펀드를 운용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게 서 본부장의 말이다. 인덱스 펀드가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200개 종목을 시가총액 비중대로 사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시가총액 비중이 달라질 때마다 모든 종목을 교체 매매해야 하기 때문에 거래비용이 많이 든다. 또 일부 종목은 유동성이 부족해 제때 거래를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결국 지수에 비해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지수 대비 표준편차도 커진다. 그래서 인덱스 펀드는 일반적으로 100~140개의 종목만 편입하면서도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최적화 기법을 사용한다. 서 본부장은 "최적화 기법을 잘 사용하면 지수와 펀드 수익률의 차이인 추적오차를 줄일 수 있다"며 "결국 인덱스 펀드는 수익률이 높은 펀드가 아니라 추적오차가 적은 펀드가 우수한 펀드"라고 설명했다.
인덱스 펀드를 평가하는 데 중요한 또 다른 요소는 보수다. 인덱스 펀드는 과도한 초과 수익을 추구하지 않기 때문에 펀드 간 수익률 차이가 크지 않다. 따라서 보수가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액티브 펀드에 비해 훨씬 크다. 보수가 싼 펀드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얘기다. 서 본부장은 "운용 규모가 1000억달러나 되는 세계 최대 인덱스 펀드인 '뱅가드500'은 보수가 0.15%에 불과하다"며 "우리도 규모를 키우고 보수를 낮춰야 인덱스 펀드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 본부장은 "지금은 판매사와의 관계 등으로 인해 펀드 보수를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며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돼 판매채널이 다양해지면 저렴한 보수의 인덱스 펀드들이 많이 나와 액티브 펀드와 더욱 차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덱스 펀드는 패시브 펀드에서 액티브 펀드로 차츰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에서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목표로 하는 인덱스 펀드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상품이 '인핸스드 인덱스펀드'(Inhenced Index Fund)다. 순수 인덱스 펀드가 '현물 바스켓'(지수를 구성하는 주식 포트폴리오)을 매수해 지수를 추종하는 전략을 구사하지만 인핸스드 인덱스 펀드는 선·현물 차익거래를 통해 초과 수익을 추구한다. 요즘에는 순수 인덱스 펀드는 거의 없고 인핸스드 인덱스 펀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실제 인덱스 펀드가 프로그램 차익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5%에 달할 정도다.
서 본부장은 삼성투신운용의 인핸스드 인덱스 펀드는 연평균 지수 대비 2.5%포인트의 초과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중 1%포인트는 선·현물 간 무위험 차익거래로,나머지 1.5%는 현물바스켓 매매에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서 본부장은 "인덱스 펀드는 현물바스켓을 살 때도 대상 종목의 주가 전망 등을 고려해 편입하기 때문에 지수보다 나은 성과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펀더멘털 인덱스 펀드'와 '퀀트 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펀더멘털 인덱스 펀드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기존 인덱스 펀드와 달리 자본금 매출액 현금흐름 순이익 배당 등 기업의 펀더멘털(내재가치) 요소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상황에 따라 투자 대상을 바꾸는 펀드다. 퀀트 펀드 역시 계량분석을 통해 종목 및 업종별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시스템의 신호에 따라 매매를 한다. 지수보다 높은 성과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액티브 펀드의 성격을 갖지만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제한된 전략을 수행한다는 측면에서 인덱스 펀드의 기본 성격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인덱스 펀드가 이처럼 다양화되고 있지만 투자자들에게는 여전히 생소한 영역이다. 국내의 경우 전체 주식형 펀드에서 인덱스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6%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대형 기관들을 제외하면 개인투자자나 중소 기관들의 투자 비중은 훨씬 적다. 서 본부장은 "인덱스 펀드는 언제나 평균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작고 장기 투자 수단으로 적합하다"며 "시장에 대해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면 인덱스 펀드만큼 좋은 투자수단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펀더멘털 인덱스 펀드,퀀트 펀드 등 첨단 인덱스 펀드에 대해서도 "벤치마크지수의 원리를 따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초과 수익을 기대하는 만큼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크다"며 "어떤 인덱스 펀드를 선택하느냐는 투자성향의 문제로 귀착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인덱스 펀드의 안정성을 활용해 자산배분을 하라고 권했다. 주식에 투자하는 자산 중 절반 정도를 인덱스 펀드에 넣고 나머지 자금으로 스타일을 추구하는 액티브 펀드나 자신이 선호하는 종목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또 인덱스 펀드를 선택할 때는 "추적오차와 초과 수익을 비교해 위험당 초과 수익이 높은 펀드를 고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