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어제 기준금리를 현행 4.25%에서 4.00%로 0.25%포인트 내렸다. 지난달 27일 0.75%포인트의 긴급 금리인하에 이은 추가인하로,금융시장 불안을 진정시키고 급격한 침체에 빠져들고 있는 실물경기를 부양(浮揚)하겠다는 뜻이다. 이미 내년 주요 선진국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까지 전망되면서 각국이 잇따라 대폭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당연한 조치다.

이 같은 금리인하가 기업과 가계의 이자부담을 줄여 경제위기를 어느 정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 경기둔화의 충격이 워낙 크고 보면 금리인하 효과에 한계가 있고 악화일로의 경기흐름을 되돌리기에도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이번 금리인하 폭에 아쉬움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한은이 '최근 국내외 경제동향'에서도 밝혔듯,지금은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빠르게 둔화되고 수출 신장세도 크게 약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시장에 경기부양의 확실한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도 보다 과감한 추가 금리인하와,그런 금리 하향 정책기조에 대한 확신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우리 금리 수준은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할 때 여전히 여유가 있고,국제 원자재 가격의 하향 안정,경기둔화로 물가에 대한 상승 압력도 줄어들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영국이 기준금리를 무려 1.5%포인트나 한꺼번에 내리는 등 선진 각국이 어느 때보다 신속하게 선제적 금리인하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금리인하도 중요하지만 경기대책으로서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流動性)이 공급되도록 만전을 기해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