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은 '불안한 안정' 속에 마감됐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원20전 내린 1328원80전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하락한 시세에 거래가 끝났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외환당국의 개입이 없었다면 전날 65원 상승에 이어 이날도 큰 폭의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하루 변동 폭이 73원에 이르는 등 널뛰기 장세도 여전했다.

출발부터 불안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4원 오른 1365원에 거래를 시작해 한동안 1360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뉴욕 증시가 이틀째 폭락한 데 이어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이 매도 행진을 계속한 것이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점심 무렵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부터다. 시장에서는 외환당국이 개입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때 환율은 약 30분 만에 30원가량 급락하기도 했다. 오전 11시께부터 주가가 꾸준히 상승하고 오후 들어서는 외국인의 매도 공세도 다소 수그러들면서 환율 하락에 힘을 보탰다.

향후 환율 움직임에 대해선 1300원 근처에서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위기다. 우선 국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 들어와 있던 외국인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면서 환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성사로 1200원대까지 내려가기도 했지만 이제는 '약발'이 약해지는 모습이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도 "현재 환율의 직접적인 변수는 국제 금융시장 불안과 외국인의 자금 유출"이라며 "당국이 금방 확실하게 진정시키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당국의 개입 가능성 때문에 1350원 선을 뚫고 올라가기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진우 NH선물 기획조사부장은 "당국의 개입으로 일거에 30원씩 환율을 떨어뜨릴 수 있는 상황이라면 시장의 심리가 한 방향으로 쏠리면서 환율이 급등하는 일은 잘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