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펀드로도 쉽게 투자

전 세계 금융시장이 경기침체의 공포에 숨을 죽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유로지역과 일본 등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이미 경기침체기에 접어들었고 세계 경제 성장의 허브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 경제도 경기 하강에 직면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내년도 경제 전망도 어둡기만 하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해 최근에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채권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제성장률과 채권금리는 정비례 관계가 성립하고 채권금리와 채권가격은 역비례 관계다. 즉 성장률이 낮아지면 채권금리는 하락하고 채권가격은 상승하게 된다. 결국 요즘처럼 경기 전망이 어두울수록 채권가격이 상승할 확률이 그만큼 높아져서 향후 매매차익(자본소득)을 얻을 기회가 많아진다.

정기예금에 비해 채권은 많은 장점이 있다. 우선 개인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상품들이 있다. 투자 기간에 따라 1개월∼20년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있으며 개인의 목표금리 및 위험수준에 따라 국채 지방채 공사채 은행채 회사채 카드채 등 선택의 폭이 넓다. 둘째, 채권은 정기예금과는 달리 유동성을 언제든지 확보할 수 있는 상품이다. 정기예금은 급전이 필요해서 해약할 경우 이자수입의 상당분을 포기해야 하는 희생을 감수해야 하지만 채권은 언제든지 시장가격으로 매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조기 상환 비용 부담 없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물론 신용위험도가 높은 채권은 유동성이 부족하고 최악의 경우 부도 위험도 있기 때문에 초보 투자자는 피하는 것이 좋다.

셋째, 수익성 측면에서 정기예금에 불리하지 않다. 최근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 6% 수준이지만 정부출자 공사채의 수익률은 7.3% 이상이고 우량 카드채의 경우 아직도 8%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금리 하락기에는 중도매각을 통해 자본이익까지 올릴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부에서 채권은 투자금액이 거액이어야 하고 투자도 어렵다는 인식이 있는데 실제는 은행 예금처럼 금액에 제한 없이 매우 간단한 절차를 거쳐 투자를 할 수 있다. 또 회사채펀드처럼 간접상품도 많다.

잘 입지 않는 옷은 입고 나면 왠지 어색하고 불편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입는 옷만 애용하게 되고 장롱 속에 있는 멋진 옷을 방치하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경기침체 초기 단계에서 더 할 수 없는 좋은 투자 대상인 채권 투자를 나와는 상관없는 '소수 부유층만의 리그'로 치부해 버리는 것은 합리적인 투자자의 자세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삼성증권 상품지원담당 이사 gordon.chang@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