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처분하고 보자" 마이너스 분양권 등장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등 수도권에서 당장 분양권 거래가 가능해진 아파트는 518개 단지 14만8661가구(일반분양 물량 기준)에 이른다. 주택시장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아 분양권 거래가 갑자기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기에는 이른감이 있지만 분양권은 일반 주택 구입보다 부담이 적고 세금 문제에서도 자유로워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분양권 시장에서 크게 두 가지가 관심사다. 하나는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던 인기 아파트가 웃돈이 얼마나 붙어서 시장에 나오느냐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집값이 크게 떨어진 지역의 분양권이 분양가격보다 얼마나 낮게 거래되는가다.

서울 은평·미아·길음·가재울 뉴타운 등 서울시내 재개발 아파트와 송도·청라 등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상당수 아파트들은 프리미엄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거래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송도 등 투자 수요가 몰린 지역에서는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은 매물이 나오고 있다.

서울에서는 3만4517가구의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진다. 뉴타운이 많은 성북구가 7620가구로 가장 많고 동작구(5130가구) 동대문구(3786가구) 은평구(2438가구) 등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에서는 신봉·성복·동천동 등 신규 분양이 쏟아졌던 용인시에서 1만9170가구의 분양권을 거래할 수 있다. 고양시에서는 식사지구와 덕이지구 등에서 대단지 공급이 이뤄져 1만8707가구가 분양권 매매 대상이다. 수원시(1만3693가구)와 남양주시(8748가구) 등도 분양권 거래 허용의 대표적인 수혜 지역이다.

용인시의 경우 수도권 남부축의 집값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마이너스 프리미엄 분양권이 속출할 전망이다. 집값 상승을 노리는 투자 수요가 몰렸던 지역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용인시 중개업계는 이미 분양가보다 수천만원 내린 분양권이 시장에 나왔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경기가 과열됐을 때 분양시장에 몰렸던 사람들이 이자가 늘어나고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면서 분양권을 처분하려는 분위기가 높다"며 "분양권 거래 시장이 다소 활기를 찾을 수도 있으나 실제 거래로 얼마나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