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실용화 인증제품 구매 촉진대회'
10일 서울 롯데호텔서 개최
정부, 중소기업 판로 지원 확대

경기 침체의 먹구름이 세계를 뒤덮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비롯한 실물경기 침체는 선진국에서 개도국으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큰 한국도 세계 경기 침체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기 시작했다. 지난달 무역수지가 5개월 만에 흑자를 냈지만 월간 수출 증가율은 작년 같은 달보다 10.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 9월까지 증가율(22.7%)의 절반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90억달러로 예상돼 1996년 이후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세계 경기 침체가 앞으로 1~2년간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주요 대기업들은 이미 이 같은 불황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사업구조 재편에 나서기 시작했다.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대기업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불황은 중소기업,그 중에서도 기술력이 모자라는 기업에 더욱 혹독한 시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불황일수록 중소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어렵게 개발한 신기술을 어떻게 실용화하느냐다. 정부는 중소기업들의 이 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신기술(NET:New Excellent Technology) 인증과 신제품(NEP:New Excellent Product) 인증 제도 등을 통해 실용화를 지원하고 있다. 신제품(NEP) 인증 대상은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한 신기술 또는 이에 준하는 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우수한 제품으로 판매를 시작한 지 3년 이내여야 한다.

기업들이 인증을 신청하면 정부는 민간 전문가를 심사위원장으로 선정,서류심사 현장심사 제품심사 종합심사 등을 통해 인증 여부를 결정한다.

정부는 아울러 신제품 인증을 받은 제품을 공공기관이 적극적으로 구매하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신기술 실용화와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이 내수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뒤 수출에 나설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에서다. 공공기관이 인증 제품을 구매한 금액은 2006년 969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960억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새 정부 들어 이뤄진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그동안 과학기술부,정보통신부에서 운용하던 신기술(NET) 및 IT 분야 신제품 인증 업무도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으로 통합돼 인증 절차도 간소해졌다. 신제품 인증(NEP) 제품의 전체 매출 성적표는 일반 제조업체 평균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술표준원에 따르면 지난해 NEP 제품의 총 매출은 1조6772억원으로 전년보다 19.2%나 증가했다. 전체 제조업체 평균 매출 증가율(9.3%)의 2배 수준이다. 공공구매 제도가 혁신적인 신기술 제품의 시장을 민간으로 확대하는 교두보 역할을 어느 정도 수행한 셈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혁신적인 신기술을 개발해 제품화하더라도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확률은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부처별로 산재해 있는 공공구매 제도를 하나로 통합해 더 효율적인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1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는 '2008 신기술실용화 및 인증제품 구매 촉진대회'가 기업인 등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다. 불황을 뛰어넘을 기술 자립의 의미를 되새기고 기술력 배양을 다짐하는 자리다. 올해 행사에서는 33명의 유공자와 32개 유공기업이 인증 제품 실용화와 판로 지원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 포상을 받는다.

'구급차용 자동제어형 에어현가 시스템'을 개발해 실용화한 오텍의 강성희 대표이사가 은탑산업훈장을,'재활용 폐식용유 지방산'을 개발한 지앤오코퍼레이션의 김형봉 연구소장은 산업포장을 수상한다. 이들 기업인과 기업들은 단순히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이유로만 상을 받는 게 아니다. 신기술 개발을 실용화하는 데 앞장서 내수와 수출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은 것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