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짠돌이 골프족] 골프회원권 : 추락하는 골프회원권 값…"바닥은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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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매물 쏟아져…연초보다 평균 23% 하락
"급매물 소진" vs "경기 불투명"전망 엇갈려
골프회원권 값이 7개월여 동안 하락하고 있다. 회원권 값이 이토록 오랜 기간 떨어지기는 사상 처음이다. 지난 8월1일자로 고시된 기준시가를 유지한 곳은 한 군데도 없을 뿐 아니라 대부분 2004년 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올해 초 대비로는 평균 23% 이상 떨어졌다.
시세가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법인들이 회원권을 매물로 쏟아냈기 때문이다. 경영 위기를 느낀 회사들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골프장 회원권을 팔아치운 것.7∼8월부터 건설사를 시작으로 금융사들이 주로 회원권을 처분했다.
하락폭이 제일 심한 골프장은 충청 강원 등 '지방 골프장'과 인접해 있는 수도권 골프장들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골프장들은 지난달 1일부터 개별소비세 종합부동산세 등의 감면 혜택을 받아 1인당 그린피를 2만∼4만원 내렸다. 세금 혜택을 받지 못한 수도권 골프장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덕을 본 셈이다.
충청권과 인접한 뉴스프링빌CC는 지난 8월 기준시가(3억4800만원) 대비 40% 떨어진 2억1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태영CC는 2억8900만원에서 38% 급락한 1억7800만원이다.
강원권과 인접한 경기도 가평의 프리스틴밸리CC는 5억5600만원에서 38% 추락한 3억4500만원,자유CC는 2억3000만원에서 33% 내려간 1억5300만원,인근 블루헤런GC도 2억3650만원에서 33% 떨어진 1억58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지산CC는 8월 기준시가 5억1550만원에서 42% 급락한 3억원이 됐고 광릉CC도 32%나 빠진 1억2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향후 시장 전망은 비관과 낙관이 교차한다. 비관론은 경기침체가 심화되는 과정인데다 회원권 시장에 부정적인 심리가 만연해 있어 쉽게 회복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정희용 우원회원권거래소 팀장은 "올 가을 매수를 계획했던 대부분의 매수자들이 매수 주문을 연기하고 있다. 올 4·4분기 회원권 시장 역시 그리 밝은 상황은 아니다.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 침체로 매수세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시세 하락 폭 또한 커지고 있다"고 시장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급매물이 대부분 소진돼 더 이상의 가격 하락이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송용권 에이스회원권거래소 팀장은 "연말 결산을 앞두고 기업들이 지금 팔면 손실이 되는 자산을 처분할 이유가 없다. 회원권 시세가 바닥을 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어떻든 골프회원권 가격은 경기상황과 맞물려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향후 상황을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최근에는 시장에서도 가격이 워낙 많이 떨어진 만큼 선별적 매수세가 유입되려는 조짐이 나타나는 추세다.
한창국 동아회원권거래소 부장은 "실수요자는 인기 골프장의 회원권을 매수해도 될 것 같다. 대도시에서 가까운 인기 골프장은 언제라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면 불황기는 '바겐세일 기간'이다"고 말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