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들 "진짜 황금주파수 90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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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軍ㆍ라디오용 회수 내년중 재분배…800㎒에 비해 로밍 쉽고 장비조달 유리
정부가 군부대나 FM 라디오 중계용으로 사용하던 900메가헤르츠(㎒) 대역 주파수를 내년 중 이동통신용으로 나눠주기로 하면서 이동통신업체들이 선점경쟁을 벌이고 있다. 900㎒ 주파수는 유럽 대다수 이통사들이 사용하는 대역이라 SK텔레콤이 독점하던 800㎒ 대역보다 자동로밍 서비스가 수월하고 휴대폰이나 장비 조달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내년 주파수 분배시 선발 이동통신회사 SK텔레콤이 사실상 독점해 온 800㎒보다 900㎒를 잡기 위한 후발 사업자 간 경쟁이 예상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새 황금주파수 900㎒
낮은 주파수 대역은 장애물을 만나도 우회해서 먼 거리까지 도달해 기지국 등 네트워크 구축비용을 줄일 수 있다. SK텔레콤이 독점해 온 800㎒ 주파수 대역이 '황금 주파수'라 불려온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황금 주파수에 대한 개념이 달라질 전망이다. 정부가 SK텔레콤으로부터 회수할 800㎒ 대역뿐만 아니라 공공용으로 사용하던 900㎒ 대역까지 이동통신용으로 분배키로 함에 따라 후발사업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져서다.
900㎒ 대역은 800㎒ 대역과 거의 같은 주파수 특성을 가지면서도 해외 국가와의 연동 측면에서는 오히려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동통신 주파수로 900㎒를 사용하는 나라는 영국,프랑스,독일,스페인 등 유럽의 대다수 국가들이다. 800㎒(미국,캐나다,중국 등)보다 사용하는 국가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국내 사업자가 900㎒를 확보하면 유럽형 이동통신(GSM,WCDMA) 서비스 용도로 개발된 장비와 휴대폰을 그대로 수입해 사용할 수 있어 비용이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1순위는 900㎒,800㎒는 차선책?
KTF는 내년에 저주파수 대역을 받으면 기존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SHOW)에 사용할 예정이다. LG텔레콤은 앞으로 도입할 4세대 이동통신에 활용할 계획이다. 두 회사 모두 3세대 서비스 이상의 용도로 활용할 방침이어서 900㎒ 대역의 장점이 더 부각된다.
이미 3세대 이동통신에서는 유럽기술(WCDMA)이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했고 4세대 이동통신 후보에서도 유럽이 개발을 주도하는 롱텀에볼루션(LTE) 기술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두 회사 모두 당초 SK텔레콤이 반납할 800㎒를 우선 확보한다는 전략에서 탈피,900㎒를 확보하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KTF 관계자는 "당초 800㎒ 대역을 확보하자는 의견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900㎒ 대역을 1순위로 선택하고 800㎒ 대역을 차선책으로 고려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LG텔레콤 관계자도 "로밍 장점,장비와 단말기 도입 용이성 등을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 900㎒ 대역의 장점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후발사업자들이 저대역 주파수를 확보하게 되면 이통사 간 주파수 배분이 비교적 공정하게 이뤄져 사업자 간 경쟁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은 기존에 쓰고 있는 800㎒ 대역 중 20㎒를 반납하고 30㎒만 사용하게 되고,후발사들은 800㎒와 900㎒를 각각 20㎒씩 쓸 수 있게 된다. 저주파수 대역을 골고루 나눠 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 사업자들이 상대적으로 주파수 우수성을 갖는 900㎒를 확보하면 SK텔레콤보다 효율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 이동통신 주파수란 …
低대역이 신호 멀리 도달 … 통신시설 구축비용 줄어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정부는 통신 서비스별로 주파수 대역을 달리 분배하고 있다. 2세대 이동통신 때는 SK텔레콤에 800메가헤르츠(㎒) 대역을,KTF와 LG텔레콤에는 1.8기가헤르츠(㎓) 대역을 각각 분배했다. 3세대 이동통신에서는 SK텔레콤과 KTF에 2.1㎓ 대역을 나눠줬다. 황금주파수라 불리는 800㎓ 대역은 당초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이 나눠 사용했으나 양사가 합병하면서 SK텔레콤이 주파수를 독점하게 됐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아날로그 방송용으로 사용하던 700㎒ 대역도 디지털 전환이 완료되는 2012년 이후 민간에 할당될 예정이다. 통신 사업자들이 700∼900㎒ 저대역 주파수를 선호하는 것은 신호 도달 거리가 길어 네트워크 구축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정부는 1990년대까지 통신사업자로부터 매년 전파 사용료(가입자당 일정액)만 받았으나 3세대 이동통신부터는 장기 임대료 개념인 대가 할당금(15년간 1조3000억원)을 받았다. 국가 자원인 주파수를 민간에 임대하면서 월세 개념으로 받던 사용료를 전세 개념으로 바꿔 정부 재원을 늘린 것.정부는 내년 주파수 재배치에 맞춰 사업자 간 주파수 확보경쟁을 촉진하는 경매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가 군부대나 FM 라디오 중계용으로 사용하던 900메가헤르츠(㎒) 대역 주파수를 내년 중 이동통신용으로 나눠주기로 하면서 이동통신업체들이 선점경쟁을 벌이고 있다. 900㎒ 주파수는 유럽 대다수 이통사들이 사용하는 대역이라 SK텔레콤이 독점하던 800㎒ 대역보다 자동로밍 서비스가 수월하고 휴대폰이나 장비 조달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내년 주파수 분배시 선발 이동통신회사 SK텔레콤이 사실상 독점해 온 800㎒보다 900㎒를 잡기 위한 후발 사업자 간 경쟁이 예상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새 황금주파수 900㎒
낮은 주파수 대역은 장애물을 만나도 우회해서 먼 거리까지 도달해 기지국 등 네트워크 구축비용을 줄일 수 있다. SK텔레콤이 독점해 온 800㎒ 주파수 대역이 '황금 주파수'라 불려온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황금 주파수에 대한 개념이 달라질 전망이다. 정부가 SK텔레콤으로부터 회수할 800㎒ 대역뿐만 아니라 공공용으로 사용하던 900㎒ 대역까지 이동통신용으로 분배키로 함에 따라 후발사업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져서다.
900㎒ 대역은 800㎒ 대역과 거의 같은 주파수 특성을 가지면서도 해외 국가와의 연동 측면에서는 오히려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동통신 주파수로 900㎒를 사용하는 나라는 영국,프랑스,독일,스페인 등 유럽의 대다수 국가들이다. 800㎒(미국,캐나다,중국 등)보다 사용하는 국가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국내 사업자가 900㎒를 확보하면 유럽형 이동통신(GSM,WCDMA) 서비스 용도로 개발된 장비와 휴대폰을 그대로 수입해 사용할 수 있어 비용이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1순위는 900㎒,800㎒는 차선책?
KTF는 내년에 저주파수 대역을 받으면 기존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SHOW)에 사용할 예정이다. LG텔레콤은 앞으로 도입할 4세대 이동통신에 활용할 계획이다. 두 회사 모두 3세대 서비스 이상의 용도로 활용할 방침이어서 900㎒ 대역의 장점이 더 부각된다.
이미 3세대 이동통신에서는 유럽기술(WCDMA)이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했고 4세대 이동통신 후보에서도 유럽이 개발을 주도하는 롱텀에볼루션(LTE) 기술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두 회사 모두 당초 SK텔레콤이 반납할 800㎒를 우선 확보한다는 전략에서 탈피,900㎒를 확보하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KTF 관계자는 "당초 800㎒ 대역을 확보하자는 의견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900㎒ 대역을 1순위로 선택하고 800㎒ 대역을 차선책으로 고려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LG텔레콤 관계자도 "로밍 장점,장비와 단말기 도입 용이성 등을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 900㎒ 대역의 장점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후발사업자들이 저대역 주파수를 확보하게 되면 이통사 간 주파수 배분이 비교적 공정하게 이뤄져 사업자 간 경쟁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은 기존에 쓰고 있는 800㎒ 대역 중 20㎒를 반납하고 30㎒만 사용하게 되고,후발사들은 800㎒와 900㎒를 각각 20㎒씩 쓸 수 있게 된다. 저주파수 대역을 골고루 나눠 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 사업자들이 상대적으로 주파수 우수성을 갖는 900㎒를 확보하면 SK텔레콤보다 효율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 이동통신 주파수란 …
低대역이 신호 멀리 도달 … 통신시설 구축비용 줄어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정부는 통신 서비스별로 주파수 대역을 달리 분배하고 있다. 2세대 이동통신 때는 SK텔레콤에 800메가헤르츠(㎒) 대역을,KTF와 LG텔레콤에는 1.8기가헤르츠(㎓) 대역을 각각 분배했다. 3세대 이동통신에서는 SK텔레콤과 KTF에 2.1㎓ 대역을 나눠줬다. 황금주파수라 불리는 800㎓ 대역은 당초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이 나눠 사용했으나 양사가 합병하면서 SK텔레콤이 주파수를 독점하게 됐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아날로그 방송용으로 사용하던 700㎒ 대역도 디지털 전환이 완료되는 2012년 이후 민간에 할당될 예정이다. 통신 사업자들이 700∼900㎒ 저대역 주파수를 선호하는 것은 신호 도달 거리가 길어 네트워크 구축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정부는 1990년대까지 통신사업자로부터 매년 전파 사용료(가입자당 일정액)만 받았으나 3세대 이동통신부터는 장기 임대료 개념인 대가 할당금(15년간 1조3000억원)을 받았다. 국가 자원인 주파수를 민간에 임대하면서 월세 개념으로 받던 사용료를 전세 개념으로 바꿔 정부 재원을 늘린 것.정부는 내년 주파수 재배치에 맞춰 사업자 간 주파수 확보경쟁을 촉진하는 경매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