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경기도 구리시에 문을 연 수입맥주 전문점 '와바' 매장은 점주가 17명에 달한다. 제약회사 임원,대기업 직원,주부,자영업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투자자들이 6500만~1억원씩 투자했다. 이 점포는 '와바'의 19번째 공동 투자형 매장으로 총 투자액(13억원)과 투자자 수,점포 면적(660㎥) 등에서 국내 최대다. 투자자 17명의 지분이 91%이며 나머지는 '와바' 본사가 투자하고 매장에 전문 인력을 파견해 직접 운영한다.

최근 창업시장에서 와바 구리점과 같은 '위탁형(투자형) 창업'이 각광받고 있다. 점포 운영에 매달리지 않고 일정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주식.부동산 침체 속에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 떠오른 것이다. 또 부업을 찾던 사람들이나 경험 부족으로 창업을 망설였던 초보 창업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들도 큰 자본을 들이지 않고 직영 매장을 늘릴 수 있고 운영 노하우를 활용해 점포를 조기 정착시킬 수 있어 불황기 점포망 확장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03년 말 '공동투자형 매장'을 처음 선보인 인토외식산업(와바 운영업체)과 올초부터 '위탁 직영점제'를 들고 나온 '완산골명가'(콩나물국밥 전문점) 등은 검증된 사업 모델을 바탕으로 점포망을 확대하고 있다. 또 삼겹살 전문점 '떡쌈시대'와 동태탕 전문점 '조춘식 동태탕.찜' 등 유명 프랜차이즈들도 최근 위탁 운영 투자자 모집에 본격 나섰다.

와바는 올 들어 공동투자형 매장 5곳을 선보였고 연내 강남역,선릉역,창동역에 3곳을 더 열 예정이다. 이효복 인토외식산업 대표는 "투자액 대비 수익률은 월 평균 2~4% 정도 된다"며 "펀드 수익률이 좋던 작년까진 투자자를 찾기가 쉽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투자 희망자들이 급격히 늘었다"고 말했다.

완산골명가는 지난달 말 11번째 위탁 직영점인 양재점을 열었다. 위탁 직영점 투자자는 매달 일정액 또는 순수익의 일정 비율을 수익금으로 받는다. 6개월 단위로 위탁 조건,지속 여부 등을 본사와 재계약하며 매장에서 점원으로 일을 배울 수도 있다.

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은 "위탁 창업은 본사의 브랜드 인지도와 운영 노하우,투명한 재무.매출관리 시스템 등이 성공의 관건"이라며 "예비 투자자들은 정보 공개서 등을 통해 이런 요건을 점검하고 계약 조건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