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세금우대 한도 줄기전에 막차 타자

이자소득세를 줄일 수 있는 절세형 예·적금 상품의 투자가치가 올라가고 있다. 내년부터 1인당 가입할 수 있는 한도가 절반으로 줄어 지금 때를 놓치면 '세금 다이어트'하기가 팍팍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예금 금리까지 하락 추세에 있어 절세형 금융상품 가입을 서두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1인당 한도 채우고 만기 늦추고

은행 예금 이자에는 소득세와 주민세를 합쳐 총 15.4%의 세금이 붙는다. 100만원의 이자를 받는다면 15만4000원을 세금으로 떼이는 것이다.

만 60세 이상 남성과 만 55세 이상 여성은 이 세금을 전혀 내지 않을 수 있다. 생계형 저축을 이용하는 것이다.

예금이나 적금 상품에 가입할 때 생계형 저축으로 가입하겠다고 하면 된다. 1인당 가입 한도는 3000만원(이자 제외)이다. 그러나 내년부터 생계형 저축에 들 수 있는 '경로자' 기준이 더 엄격해진다. 현재는 만 60세 이상 남성과 만 55세 이상 여성인 기준이 남녀 모두 만 60세 이상으로 바뀌는 것이다. 따라서 만 55~60세 미만인 여성들은 연내 생계형 저축에 지금 돈을 묻어두는 게 이익이다.

기존에 가입한 생계형 저축의 만기가 내년 초 도래한다면 해약한 뒤 재가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다만 이때는 기존 상품과 새로 가입할 때 적용받는 금리 차이와 해약 수수료를 감안해야 한다.

생계형 저축에 가입할 수 없는 연령층은 일반 세금우대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세율은 15.4%의 일반 이자소득 세율보다 낮은 9.5%다. 만 20세 이상의 가입자가 만기를 1년 이상으로 정기 예·적금에 가입하면 이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이 세금우대 상품의 가입 한도도 내년부터 줄어든다. 1인당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축소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경로자들의 1인당 세금우대 한도도 6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반토막난다. 특히 현재 50세 중후반 여성들은 내년이면 경로자 범위에 들지 않아 세금우대 가입 한도가 6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확 줄어든다. 생계형 저축에 가입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연내 세금우대 상품이나 생계형 저축에 1인당 한도를 다 채워 여윳돈을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자금 상황을 고려해 만기를 최대한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중간에 갑자기 돈이 필요할 때가 있을 것 같아 만기를 길게 하는 게 부담이라면 여러 정기예금에 돈을 나눠 예치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5000만원을 한 상품에 넣지 말고 1000만원씩 5개 상품에 나눠 예치하면 급전이 필요할 경우 한 개 상품만 해약하면 되기 때문이다. 또 일반적으로 정기예금은 만기 전 최대 2회까지 원금의 일부분을 분할 해지할 수 있다. 이때는 처음 가입할 때의 약정 금리가 아닌 중도 해지 이율(평균 연 1~2%)을 적용받는다.

◆세금 조금만 내면 되는 예금

생계형 저축과 세금우대 상품 외에 선택할 수 있는 상품으로는 저율 과세 예금을 들 수 있다. 농·수협의 지역조합과 신협,새마을금고 등에서 가입할 수 있는 조합 예탁금이 이에 해당한다. 이 상품은 이자에서 농어촌특별세 1.4%만 내면 된다.

예탁금 가입 한도는 1인당 2000만원이다. 단 2000만원이라는 한도는 신협과 새마을금고,농·수협 지역조합 예탁금을 합친 금액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다른 절세형 상품과 달리 예탁금 가입 한도가 내년에도 현행대로 유지된다는 사실이다. 가입 대상은 만 20세 이상 조합원이어야 하며,조합원이 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이나 직장에 연고가 있어야 하고 1만원 이상을 출자금으로 내야 한다.

출자금에 대해서는 매년 배당금을 받는다. 배당률은 출자금 대비 5% 안팎이고 출자금 기준으로 1000만원까지는 배당금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는다. 이 비과세 혜택은 2009년 말까지만 적용되고 2010년에는 이자소득의 5%,2011년 이후에는 9.0%의 세금이 붙는다.

예탁금도 은행 정기예금과 마찬가지로 1인당 원리금 5000만원까지 보호받을 수 있다. 예금 보호 한도는 기관별로 적용된다. 신협,새마을금고,농협과 수협의 단위조합별로 원리금 5000만원까지 보장해준다. 지역 조합마다 예탁금을 독립적으로 운용하고 있어 예탁금 금리가 다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