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인터뷰] 바이오기술 연구개발로 '우뚝'-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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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선 박사. 그녀의 이름이 다소 낯설게 느껴진다면, 이런 수식어는 어떨까? 제대혈은행 시장의 개척자, 메디포스트 대표이사, 줄기세포 치료제의 세계최초 상용화의 주인공.
새로운 기술의 우수성을 드러내기 바쁜 바이오 업계에서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는 '낯가림'이 심한 인사로 꼽힌다.
양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그동안 '성과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바이오 기업의 가치는 '연구·개발'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뚜렷한 결과물이 있을 때에 나서고 싶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이제는 지금은 나서도 될 시점이 온 듯하다. 그간 쌓아온 연구개발 노력이 하나씩 결실을 맺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디포스트는 2005년 7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상장 이후 양대표가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기는 이번 '<한경닷컴>과의 인터뷰가 처음이다.
그동안 말로만 듣던 양대표를 만나자 얼굴에는 활기와 미소가 우러났다. 이제는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일까?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일반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제대혈은행 사업도 양적·질적으로 위축된 것은 사실입니다. 제대혈 보관에 들어가는 비용은 매년 늘어가는데 기업들간의 저가경쟁까지 겹쳤기 때문입니다."
보건복지부가 2006년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메디포스트는 10만 유니트 이상의 제대혈을 보관하면서 전체시장의 44%를 점유하고 있다. 라이프코드(19%), 차병원(13%), 보령바이오(6%) 등이 뒤를 잇고 있지만 차이는 상당하다.
제대혈은행이란 제대혈을 각종 검사후 특수 냉동기술로 영구 보관했다가 치료에 필요할 때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다.
제대혈은행은 상업적 제대혈은행 개념으로 아기 본인과 그 가족만을 위해 보관하는 가족은행과 제대혈을 기증받아 환자에게 공급하고 세포치료제 등의 연구목적으로 활용하는 공여은행 등으로 나뉜다.
우리나라의 가족용제대혈 보관사업은 메디포스트가 제대혈 보관의 필요성을 홍보하기 시작하면서 2000년부터 급속도로 확산됐다. 메디포스트가 독점하다시피 했던 제대혈은행 사업은 경쟁회사들의 출현으로 시장규모가 더욱 커지고 경쟁이 심화됐다.
"메디포스트는 제대혈은행이 전부인 회사가 아닙니다. 캐쉬카우(cash cow)인 제대혈은행으로 매출을 유지하면서 줄기세포 치료제를 연구·개발하는게 회사의 전략입니다."
메디포스트는 오랫동안 실험실에서 연구해온 성과들이 최근들어 속속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연골재생 치료제인 '카티스템'은 세계최초로 제대혈 줄기세포치료제로서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상업임상시험을 승인받아 지난 8월에는 임상 3상까지 승인을 받았다.
신경조직·기능재생용 제대혈 줄기세포치료제인 '뉴로스템'은 연구자임상을 완료했고, 혈액치료 제대혈줄기세표치료제인 '프로모스템'은 올해 3월 상업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골재생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제인 '본스템'도 지난 2월 연구자임상 승인을 완료했다.
"제대혈로 보관사업에 약까지 개발하려고 창업한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는 무모한 시도라고 말렸죠. 전례도 없었고 성공가능성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으니까요."
양 대표는 사업초기의 어려움은 '자금'이 아닌 '불확실성'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10년도 안돼 치료제들이 임상시험을 통과하고 주위의 인식들이 우호적으로 돌아서면서 걱정들은 사라졌다. 오히려 지금은 주위의 기대와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다며 가끔씩 주가가 요동을 칠때가 오히려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한국은 줄기세포 치료분야에서 선두국가입니다. 화학적 치료제처럼 줄기세포 치료제도 개발의 중간단계에서 기술을 사고파는 시장이 폭넓게 형성된다면 자금이나 인력들의 이탈 등으로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들도 줄어들고, 국내 바이오 기업의 가치도 높아지지 않을까요?"
양 대표의 '바이오 긍정론'은 계속 이어졌다. "우선적으로 한국 내에서의 바이오 사업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위상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학술제나 학회, 비즈니스 포럼에서 우리의 연구성과를 발표하거나 한국의 현황을 알려주면 해외 바이어나 연구진들은 그 수준에 놀라워합니다. 하지만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면 참담한 현실을 맛보게 됩니다."
'성과가 없고 돈만 쓰는 기업', '실험실 수준의 기술', '가치가 없는 사업' 등 바이오 기업과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들이 기술력의 가치를 떨어뜨리게 된다는 설명이다.
메디포스트는 최근 여성 비율이 높은 기업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메디포스트의 여성비율은 전체 직원(총 94명)의 절반인 47%(44명)이다. 부장급 이상 여성비율이 56%(5명)이며, 과장급 이상 여성관리자의 비율도 47%(17명)에 달한다.
메디포스트는 산모들을 대상으로 제대혈보관사업 뿐만 아니라 산모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오프라인으로 한달에 한 번 꼴로 전국을 순회하며 '셀트리 산모교실'을 열고,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sanmoschool.com)를 통해 산모들에게 정보 전달 및 커뮤니티 등의 역할까지 맡고 있기도 하다. 임산부 및 일반여성을 위한 건강기능성 식품까지 판매하고 있다. 그야말로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기업인 셈이다.
"사업확장은 최근에야 했지만 진작부터 추진하고 싶었던 일이었습니다. 15~20년동안 큰 액수를 내고 제대혈을 맡기는 고객들과 꾸준히 교감하고 싶었습니다. 산모들이 아기 엄마가 되고 나이가 들어 제대혈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메디포스트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을수 있는 사업을 구상했던 거죠. 오히려 시작이 늦었다는 편이 맞을 겁니다."
양 대표는 메디포스트의 단독대표가 아니다. 메디포스트의 또다른 대표이사는 전 마크로젠 대표이사였던 황동진씨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치료제 완성을 위한 연구·개발에는 자신 있었지만 경영에는 자신이 없었다는 양 대표는 공동 대표체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회사 이념은 창업당시의 '초심'을 지켜야 유지된다고 생각합니다. 줄기세포 치료제의 완성을 위해 집중하는 것이 최우선시 되어야 하는데 마케팅이나 투자까지 신경쓰다보면 주객이 전도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거든요. 바이오 사업을 잘 이해하는 전문경영인과 함께 대표체제를 유지하되 서로의 분야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협력하고 있습니다."
경영일선에 나서서 진두지휘 하기보다는 치료제 개발과 임상에 몰두하는 양 대표. 10년 가까이 그를 뛰게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너무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사업을 하면서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보람찬 일 아닐까요? 사업환경이 어려워진다지만 단순히 돈을 번다는 차원을 넘어 생명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겁니다."
메디포스트는 최근들어 퇴행성 관절연골을 재생시키는 제대혈 유래 줄기세포치료제 '카티스템'이 미국특허를 취득한 데 이어, 신경질환줄기세포 치료제와 관련한 논문이 미국의 줄기세포관련 학술지인 'Stem cells and Development'에 게재되는 등 미국발 호재들이 잇달았다.
여기에 미국의 새로운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하면 부시행정부의 지난 2001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연방자금 지원 제한을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10일 현재 주가는 7410원으로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상태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새로운 기술의 우수성을 드러내기 바쁜 바이오 업계에서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는 '낯가림'이 심한 인사로 꼽힌다.
양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그동안 '성과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바이오 기업의 가치는 '연구·개발'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뚜렷한 결과물이 있을 때에 나서고 싶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이제는 지금은 나서도 될 시점이 온 듯하다. 그간 쌓아온 연구개발 노력이 하나씩 결실을 맺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디포스트는 2005년 7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상장 이후 양대표가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기는 이번 '<한경닷컴>과의 인터뷰가 처음이다.
그동안 말로만 듣던 양대표를 만나자 얼굴에는 활기와 미소가 우러났다. 이제는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일까?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일반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제대혈은행 사업도 양적·질적으로 위축된 것은 사실입니다. 제대혈 보관에 들어가는 비용은 매년 늘어가는데 기업들간의 저가경쟁까지 겹쳤기 때문입니다."
보건복지부가 2006년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메디포스트는 10만 유니트 이상의 제대혈을 보관하면서 전체시장의 44%를 점유하고 있다. 라이프코드(19%), 차병원(13%), 보령바이오(6%) 등이 뒤를 잇고 있지만 차이는 상당하다.
제대혈은행이란 제대혈을 각종 검사후 특수 냉동기술로 영구 보관했다가 치료에 필요할 때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다.
제대혈은행은 상업적 제대혈은행 개념으로 아기 본인과 그 가족만을 위해 보관하는 가족은행과 제대혈을 기증받아 환자에게 공급하고 세포치료제 등의 연구목적으로 활용하는 공여은행 등으로 나뉜다.
우리나라의 가족용제대혈 보관사업은 메디포스트가 제대혈 보관의 필요성을 홍보하기 시작하면서 2000년부터 급속도로 확산됐다. 메디포스트가 독점하다시피 했던 제대혈은행 사업은 경쟁회사들의 출현으로 시장규모가 더욱 커지고 경쟁이 심화됐다.
"메디포스트는 제대혈은행이 전부인 회사가 아닙니다. 캐쉬카우(cash cow)인 제대혈은행으로 매출을 유지하면서 줄기세포 치료제를 연구·개발하는게 회사의 전략입니다."
메디포스트는 오랫동안 실험실에서 연구해온 성과들이 최근들어 속속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연골재생 치료제인 '카티스템'은 세계최초로 제대혈 줄기세포치료제로서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상업임상시험을 승인받아 지난 8월에는 임상 3상까지 승인을 받았다.
신경조직·기능재생용 제대혈 줄기세포치료제인 '뉴로스템'은 연구자임상을 완료했고, 혈액치료 제대혈줄기세표치료제인 '프로모스템'은 올해 3월 상업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골재생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제인 '본스템'도 지난 2월 연구자임상 승인을 완료했다.
"제대혈로 보관사업에 약까지 개발하려고 창업한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는 무모한 시도라고 말렸죠. 전례도 없었고 성공가능성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으니까요."
양 대표는 사업초기의 어려움은 '자금'이 아닌 '불확실성'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10년도 안돼 치료제들이 임상시험을 통과하고 주위의 인식들이 우호적으로 돌아서면서 걱정들은 사라졌다. 오히려 지금은 주위의 기대와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다며 가끔씩 주가가 요동을 칠때가 오히려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한국은 줄기세포 치료분야에서 선두국가입니다. 화학적 치료제처럼 줄기세포 치료제도 개발의 중간단계에서 기술을 사고파는 시장이 폭넓게 형성된다면 자금이나 인력들의 이탈 등으로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들도 줄어들고, 국내 바이오 기업의 가치도 높아지지 않을까요?"
양 대표의 '바이오 긍정론'은 계속 이어졌다. "우선적으로 한국 내에서의 바이오 사업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위상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학술제나 학회, 비즈니스 포럼에서 우리의 연구성과를 발표하거나 한국의 현황을 알려주면 해외 바이어나 연구진들은 그 수준에 놀라워합니다. 하지만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면 참담한 현실을 맛보게 됩니다."
'성과가 없고 돈만 쓰는 기업', '실험실 수준의 기술', '가치가 없는 사업' 등 바이오 기업과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들이 기술력의 가치를 떨어뜨리게 된다는 설명이다.
메디포스트는 최근 여성 비율이 높은 기업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메디포스트의 여성비율은 전체 직원(총 94명)의 절반인 47%(44명)이다. 부장급 이상 여성비율이 56%(5명)이며, 과장급 이상 여성관리자의 비율도 47%(17명)에 달한다.
메디포스트는 산모들을 대상으로 제대혈보관사업 뿐만 아니라 산모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오프라인으로 한달에 한 번 꼴로 전국을 순회하며 '셀트리 산모교실'을 열고,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sanmoschool.com)를 통해 산모들에게 정보 전달 및 커뮤니티 등의 역할까지 맡고 있기도 하다. 임산부 및 일반여성을 위한 건강기능성 식품까지 판매하고 있다. 그야말로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기업인 셈이다.
"사업확장은 최근에야 했지만 진작부터 추진하고 싶었던 일이었습니다. 15~20년동안 큰 액수를 내고 제대혈을 맡기는 고객들과 꾸준히 교감하고 싶었습니다. 산모들이 아기 엄마가 되고 나이가 들어 제대혈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메디포스트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을수 있는 사업을 구상했던 거죠. 오히려 시작이 늦었다는 편이 맞을 겁니다."
양 대표는 메디포스트의 단독대표가 아니다. 메디포스트의 또다른 대표이사는 전 마크로젠 대표이사였던 황동진씨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치료제 완성을 위한 연구·개발에는 자신 있었지만 경영에는 자신이 없었다는 양 대표는 공동 대표체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회사 이념은 창업당시의 '초심'을 지켜야 유지된다고 생각합니다. 줄기세포 치료제의 완성을 위해 집중하는 것이 최우선시 되어야 하는데 마케팅이나 투자까지 신경쓰다보면 주객이 전도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거든요. 바이오 사업을 잘 이해하는 전문경영인과 함께 대표체제를 유지하되 서로의 분야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협력하고 있습니다."
경영일선에 나서서 진두지휘 하기보다는 치료제 개발과 임상에 몰두하는 양 대표. 10년 가까이 그를 뛰게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너무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사업을 하면서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보람찬 일 아닐까요? 사업환경이 어려워진다지만 단순히 돈을 번다는 차원을 넘어 생명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겁니다."
메디포스트는 최근들어 퇴행성 관절연골을 재생시키는 제대혈 유래 줄기세포치료제 '카티스템'이 미국특허를 취득한 데 이어, 신경질환줄기세포 치료제와 관련한 논문이 미국의 줄기세포관련 학술지인 'Stem cells and Development'에 게재되는 등 미국발 호재들이 잇달았다.
여기에 미국의 새로운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하면 부시행정부의 지난 2001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연방자금 지원 제한을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10일 현재 주가는 7410원으로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상태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