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싸움게임 '서든어택' 부동의 1위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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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류 MMORPG 보다 조작 쉽고 빨라
PC사양 낮아 대중화 장점…커뮤니티도 활성화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온라인 게임은 무엇일까. 정답은 서든어택(CJ인터넷 배급,게임하이 개발)이란 총싸움 게임이다. FPS(1인칭 슈팅 게임)의 일종인 이 게임은 2006년 12월21일부터 올 11월 첫째주까지 무려 104주 동안 PC방 온라인 게임 인기 순위에서 부동의 1위(게임 트릭스 조사)를 달리고 있다. 회원수가 약 1200만명,여성 회원이 35%에 달하는 등 게임 대중화의 상징으로 떠오른 서든어택의 성공 비결을 살펴보자.
◆쉬운 게임
2006년까지만 해도 PC방을 휩쓴 게임 장르는 리니지류의 MMORPG(다중접속 온라인역할수행게임)였다. 사용자가 일정한 캐릭터를 통해 주어진 임무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당시 게임 아이템 거래 시장이 호황을 누릴 정도였다. MMORPG류의 장점은 다양한 전략 구사에서 얻어지는 짜릿함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같은 장점은 사용자 확대에 오히려 장애물이 됐다. 초보자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데다 한번 게임을 시작하면 장시간 붙들고 있어야 했던 것.
서든어택의 성공은 이 같은 배경에서 출발했다. 장진욱 게임하이 서비스 총괄 이사는 "쉽고 빠른 게임이라는 모토를 통해 마니아의 벽을 넘기 위해 주력했다"며 "서든어택이 나올 당시 MMORPG는 물론이고 FPS 역시 '게임은 마니아들이 하는 것'이란 인식을 심어줄 만큼 조작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CJ인터넷이 서든어택을 시장에 선보이면서 내세운 모토는 '단순한 룰과 쉬운 조작법'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기존 FPS들은 실제 총싸움 효과를 내는 데 주안점을 둔 탓에 게임을 하고 나면 어깨가 아프고 때로는 멀미가 난다는 불만을 듣기도 했다"며 "이에 비해 서든어택은 실제감을 과감히 줄이는 대신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도록 게임적인 재미를 가미했다"고 분석했다.
◆빠른 게임
한국인의 '빨리 빨리' 문화를 적절히 활용한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것이 대기 시간 없이 중간에 들어가 전투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FPS류에선 처음 시도한 것으로 보통 다른 게임에선 온라인상에 개설된 방을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니고,일단 들어가도 대기 시간이 필요하지만 서든어택은 언제든지 원하는 시간에 곧바로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PC방 업체 관계자는 "방과후에 학원 가기 전 잠깐 한 게임하고 가려고 하는 10대 학생들,빈 강의 시간 중간에 잠깐 나와서 게임을 즐기는 대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사양이 낮은 PC에서도 원활히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개발된 것도 서든어택의 장점이다. 일반 가정의 PC에서도 접근이 쉽도록 한 것.여성 회원이 35%에 달하는 것도 이 같은 특성 덕분이다.
총싸움류의 인기는 글로벌 추세와도 맥을 같이한다. 미국과 유럽 등에선 게임기 엑스박스(Xbox)나 플레이스테이션(PS)용으로 제작된 FPS가 주류 게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FPS게임의 대명사인 '헤일로3'가 발매됐을 때 첫날에만 248만장(1억7000만달러)이 팔려나갔을 정도다. 장 이사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현재 주류는 콘솔을 기반으로 한 FPS라고 할 수 있지만,앞으로 온라인 인프라가 발달하면서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FPS 게임도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력한 커뮤니티
게임업계 전문가들은 서든어택의 장기 독주에 대해 국내 게이머들의 높은 게임 충성도를 또 하나의 요인으로 꼽고 있다. 장 이사는 "온라인 게임에서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장수 게임으로 가는 필수 요소"라며 "서든어택의 경우 클랜(같은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모임)이란 커뮤니티 공간이 활성화돼 있다"고 소개했다. 게임 자체가 주는 즐거움 외에 같은 게임을 하는 사람들끼리의 모임이 중요해지다 보니 다른 게임으로 갈아타는 일이 흔치 않다는 얘기다.
서든어택의 배급사인 CJ인터넷이 클랜에 가입한 회원에게 주는 특권을 마련하고,클랜들이 모여 쉽게 실력을 겨룰 수 있는 공간을 확대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서든어택의 성공 이후 올해에만 20여개 FPS가 등장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든어택의 아성을 무너뜨리지 못하는 까닭은 클랜 구성원들을 못 뺏어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