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도 '허블'의 10배

우리나라가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10배 높은 해상도를 가진 대형 광학망원경 개발에 나선다.

10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한국천문연구원은 2018년 칠레의 라스 캄파나스(Las Campanas) 지역에 설치될 '거대 마젤란 망원경(Giant Magellan Telescope·GMT)'개발 국제프로젝트에 내년부터 참여할 예정이다.

높이 38.7m, 무게 1125t에 이르는 '거대 마젤란 망원경'은 8.4m 크기의 반사경(거울) 7장을 붙여 만든 직경 25m급 망원경으로 총 사업비가 7억4000만달러에 이른다.

2003년 시작된 이 프로젝트에는 하버드대학교 등 미국 6개 기관과 호주 2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천문연은 10%가량의 지분(7400만달러)을 투자,반사경 기술 개발 등에 나설 계획이다.

망원경은 반사경의 직경이 클수록 빛을 잘 모을 수 있고 더욱 먼 우주를 관측할 수 있다. 현재 하와이에 설치된 케크(Keck) 망원경의 직경이 10m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크다. 국내 최대 직경의 망원경은 경북 영천에 있는 보현산 천문대 광학망원경(1.8m)이다.

천문연 과학천문연구부의 박병곤 부장은 "거대 마젤란 망원경을 이용하면 130억광년 밖에 있는 우주를 관측할 수 있다"며 "이는 130억년 이전의 우주를 볼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우주 초기의 모습이나 우주 생성의 역사 등을 연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원은 이 망원경이 대기권 밖 우주에 자리잡고 있는 허블우주망원경(직경 2.4m)보다 10배 높은 해상도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예산안이 이번 회기 내에 의결되면 천문연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참여하게 된다.

망원경이 완공되면 천문연은 1년에 한 달가량을 배정받아 망원경을 사용할 수 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