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계기로 쿠바와 미국 사이에 해빙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와 관련,로이터통신은 10일 쿠바를 고립시키기 위해 지난 46년간 계속돼온 경제제재 조치(엠바고)가 해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유세 기간 쿠바에 대한 여행 및 송금 제한 조치 완화를 시사한 바 있다. 오바마 당선인은 "쿠바 정부가 정치범 석방 등 민주주의를 향한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할 경우 대쿠바 금수 조치를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여론도 대쿠바 경제제재 조치 해제에 우호적인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대선을 앞두고 여론조사업체인 조그비가 지난달 말 실시한 조사 결과 미국민의 65% 이상이 미국의 대쿠바 정책이 변경돼야 한다고 답변했다.

쿠바 정부도 오바마 정권의 등장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사진)은 오바마 정부와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으며,이런 뜻을 오바마 당선인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EFE통신에 따르면 호세 라몬 마차도 쿠바 국가평의회 제1 부의장은 9일 "오바마 후보가 당선된 사실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카스트로 의장은 차기 미국 정부와 조건 없는 대화를 갖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77세의 마차도 부의장은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82)과 함께 혁명 1세대의 대표적 인물 중 한 사람으로 강경파로 알려져 있다. 피델 카스트로 전 의장도 미 대선이 끝난 뒤 오바마 당선인에 대해 '명백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