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여파…유통가 사라진 '계절특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특급호텔, 웨딩비마저 '할인경쟁'
10일 오전 신세계백화점 충무로 본점 가전매장.한 직원이 170만원짜리 40인치 LCD TV를 가리키며 푸념을 늘어놓는다. "올초보다 가격이 70만원이나 내려 혼수철 특수를 잔뜩 기대했는데 영 재미가 없네요. " 이달 들어 이 매장에서 LCD TV는 70대 팔리는 데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줄었다.
불황 여파로 유통가의 '계절 특수'가 사라지고 있다. 매년 이맘 때면 혼수용품이나 김치냉장고 등의 판매로 분주해야 할 가전매장이 한산하다. 의류업체들은 취업시즌 정장 대목을 누리기는커녕 초저가 폭탄세일을 해야 할 판이다. 특급호텔들은 자존심을 접고 웨딩비 할인경쟁까지 벌이고 있다.
◆혼수가전 특수 실종
매년 가을철은 백화점 대형 가전제품 매출이 가장 좋은 시기.그러나 올해는 매출이 뒷걸음질치면서 신제품 판촉은 엄두도 못내고 기존 제품 판매도 버거운 상황이다. 롯데백화점의 가전 매출은 지난 9월 ―6%에 이어 10월에는 ―9%로 감소폭이 커졌다.
대형마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마트에서 PDP LCD 등 영상가전 매출이 지난달 16.4%,냉장고는 6.1% 각각 줄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예비 부부들이 혼수가전을 패키지로 사가던 예전과 달리 최근엔 꼭 필요한 제품만 구매한다"며 "김장철이 다가왔지만 김치냉장고 판매도 하향세"라고 전했다.
◆특급호텔 결혼예약도 부진
중산층 이상 소비자들도 가격에 민감해지면서 특급호텔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럭셔리 웨딩 예약이 부진해지자 앞다퉈 할인행사를 벌이며 손님끌기에 나서고 있다. 웨스틴 조선호텔은 이달 말까지 일요일에 결혼하는 고객에게 폐백실과 혼수용품을 무료로 제공하고,꽃 장식비는 20% 깎아준다. 이 경우 총 웨딩 비용(400명 기준)은 종전보다 600만원 정도 싸진다. 밀레니엄서울 힐튼호텔도 이달 말까지 주중(월~목)에 결혼식을 하면 식사와 음료,꽃장식 비용을 각각 7%씩 할인해 준다. 500명 기준으로 350만원가량 할인 효과가 있다는 게 호텔 측 설명이다.
◆면접용 정장도 안 팔려
취업시즌을 맞아 정장 등 의류의 반짝 특수를 기대했던 온라인 쇼핑몰은 고가품이 안 팔리자 초저가 제품으로 소비자 지갑 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CJ몰은 지난달부터 남성 정장 품목의 70%를 10만원 이하 저가로 구성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선 3만원짜리 '땡처리' 정장까지 판매하고 있다.
이 밖에 환절기를 맞아 기대했던 인테리어 생활용품 판매도 시원치 않다. 현대백화점에서 지난달 가구류와 도자기 등 식기세트 매출이 전년 동월대비 각각 4%줄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
10일 오전 신세계백화점 충무로 본점 가전매장.한 직원이 170만원짜리 40인치 LCD TV를 가리키며 푸념을 늘어놓는다. "올초보다 가격이 70만원이나 내려 혼수철 특수를 잔뜩 기대했는데 영 재미가 없네요. " 이달 들어 이 매장에서 LCD TV는 70대 팔리는 데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줄었다.
불황 여파로 유통가의 '계절 특수'가 사라지고 있다. 매년 이맘 때면 혼수용품이나 김치냉장고 등의 판매로 분주해야 할 가전매장이 한산하다. 의류업체들은 취업시즌 정장 대목을 누리기는커녕 초저가 폭탄세일을 해야 할 판이다. 특급호텔들은 자존심을 접고 웨딩비 할인경쟁까지 벌이고 있다.
◆혼수가전 특수 실종
매년 가을철은 백화점 대형 가전제품 매출이 가장 좋은 시기.그러나 올해는 매출이 뒷걸음질치면서 신제품 판촉은 엄두도 못내고 기존 제품 판매도 버거운 상황이다. 롯데백화점의 가전 매출은 지난 9월 ―6%에 이어 10월에는 ―9%로 감소폭이 커졌다.
대형마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마트에서 PDP LCD 등 영상가전 매출이 지난달 16.4%,냉장고는 6.1% 각각 줄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예비 부부들이 혼수가전을 패키지로 사가던 예전과 달리 최근엔 꼭 필요한 제품만 구매한다"며 "김장철이 다가왔지만 김치냉장고 판매도 하향세"라고 전했다.
◆특급호텔 결혼예약도 부진
중산층 이상 소비자들도 가격에 민감해지면서 특급호텔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럭셔리 웨딩 예약이 부진해지자 앞다퉈 할인행사를 벌이며 손님끌기에 나서고 있다. 웨스틴 조선호텔은 이달 말까지 일요일에 결혼하는 고객에게 폐백실과 혼수용품을 무료로 제공하고,꽃 장식비는 20% 깎아준다. 이 경우 총 웨딩 비용(400명 기준)은 종전보다 600만원 정도 싸진다. 밀레니엄서울 힐튼호텔도 이달 말까지 주중(월~목)에 결혼식을 하면 식사와 음료,꽃장식 비용을 각각 7%씩 할인해 준다. 500명 기준으로 350만원가량 할인 효과가 있다는 게 호텔 측 설명이다.
◆면접용 정장도 안 팔려
취업시즌을 맞아 정장 등 의류의 반짝 특수를 기대했던 온라인 쇼핑몰은 고가품이 안 팔리자 초저가 제품으로 소비자 지갑 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CJ몰은 지난달부터 남성 정장 품목의 70%를 10만원 이하 저가로 구성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선 3만원짜리 '땡처리' 정장까지 판매하고 있다.
이 밖에 환절기를 맞아 기대했던 인테리어 생활용품 판매도 시원치 않다. 현대백화점에서 지난달 가구류와 도자기 등 식기세트 매출이 전년 동월대비 각각 4%줄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