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묶는것은 국가경쟁 포기"… 임태희 의장 "내년 지방 소득·소비세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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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방침으로 들끓고 있는 지방민심을 달래기 위해 한나라당이 10일 마련한 '전국 시도지사 정책협의회'는 정부 정책에 대한 지자체장들의 성토장이 됐다.
참석한 16개 시도지사 중 오세훈 서울시장,안상수 인천시장,김문수 경기도 지사를 제외한 13명이 "대한민국이 아니라 수도민국으로 가자는 것이다","정부가 주장하는 국토동반발전은 불가능하며 이런 식으로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을 포장하는 건 가증스럽다"는 등 격한 불만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지방재원 확충을 약속하며 적극적으로 진화를 시도했다.
비수도권의 시도지사들은 "수도권 규제완화는 모두 수도권에만 모여 살자는 정책"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광태 광주광역시장은 "(수도권 규제완화 발표로) 광주,전남 지역에선 이미 양해각서(MOU)를 맺었던 공장설립도 모두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박맹우 울산시장도 "전자업계의 경우 라인을 말아서 가버릴 가능성이 높다"며 "있는 기업도 떠나게 되면 사람이 떠나고 황량하기 그지없이 될 게 뻔하다"면서 획기적인 지원책을 촉구했다.
정부의 지방 지원 대책에 대해서도 불만이 쏟아졌다. 정우택 충청북도 지사는 "지방에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늘리겠다는 건 반짝 효과를 노리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0년간 국가 전체의 성장률이 4.2%였는데 서울은 절반 정도인 2.3%에 그쳤다"며 "런던,파리,뉴욕 등 세계적인 도시들은 국가 경제성장률의 1.5배 많이 성장해 국가 성장을 견인하는 데 한국의 수도권은 오히려 국가 성장의 지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소한의 규제를 풀어서 스스로 손과 발을 묶고 낙오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경기도 지사도 "지방공동화는 지방에 권한을 과감히 이양하는 지방분권과 쓸데 없는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등의 지방 지원으로 해결해야지 수도권을 묶자는 것은 국가 경쟁을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태희 의장은 "지방정부의 독자재원 마련을 위해 지방 소득·소비세 시행을 당에서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라며 "올해 예산안에 반영하기는 시기적으로 어려워 내년부터 시행할 수 있도록 정부와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일부 국세를 지방세로 바꿔 세원을 이원화하는 방법은 지방 간 불균형을 촉발할 수 있기 때문에 재원을 이전하되 분배 방식을 달리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또 지방 기업들의 상속세를 감면해주는 제도도 검토키로 했다.
유창재/김유미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