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형펀드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기업 유동성 우려로 채권형 펀드도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데다 운용실적도 MMF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부진하다.

10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채권형펀드는 신용경색 위기가 고조된 지난 9∼10월 두 달 동안에만 6조2441억원이 빠져나가는 등 안전형 자산으로서의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다. 비과세 채권형펀드 판매가 본격화된 이달 들어서도 지난 6일까지 3627억원이 순유출됐다.

채권형펀드 규모는 지난 6일 기준으로 31조2516억원으로 올해만 9조6108억원이 줄었다. 같은 기간 주식형펀드는 23조4033억원이 늘었고 혼합형펀드는 3조8547억원이 줄어들었다. 채권형펀드에서 가장 많은 자금이 이탈하고 있는 것이다.

투자성적도 신통치 않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채권형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4.91%,2년 수익률은 8.70%에 그쳤다. 이는 MMF(머니마켓펀드)에 비해서도 낮고 은행 예금이자율에도 못 미친다. MMF는 최근 1년간 5.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2년 수익률은 10.10%로 10%를 넘는다.

안정균 SK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하향 안정화되고 있는데도 채권형 펀드에서 오히려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은 일부 기업의 회사채에 대해 시장의 불신이 팽배해져 있기 때문"이라며 "투자자들은 불안한 채권형펀드보다 안전한 예금을 더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 연구원은 "정부의 적립식 채권형펀드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줬지만 개인에 한정된 데다 규모도 크지 않아 자금유인책으로서는 역부족"이라고 덧붙였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