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기업 속속들이 잘 알아…내친김에 제휴까지

주가 하락기에 동종업종의 상장사에 투자하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투자기업으로선 누구보다 투자대상 현황을 잘 파악해 비교적 안전하게 투자 차익을 노릴 수 있고,불황기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제휴까지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인터넷 결제서비스 대행업체 이니시스는 인터넷 쇼핑몰업체 인터파크 지분 10.54%를 취득키로 했다. 이니시스는 인터파크가 추진하는 3자배정 방식 유상증자에 200억원 규모로 참여키로 했다.

김중태 이니시스 대표이사는 "이니시스의 결제서비스 기술력과 인터파크의 시장지배력을 통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최고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취득 배경을 설명했다.

인터파크는 이기형 대표 등 최대주주 지분이 25%에 불과한 상황에서 미국 포에버21의 장도원 회장 측인 투인베스트먼트 등이 급락기에 인터파크 지분을 16.64%까지 확대,우호지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양측의 전략적 관계가 맞아떨어진 사례와 달리 장내에서 사들인 사례도 많다.

바이오업체인 오리엔트바이오는 자회사 오리엔트바이오NHP가 코스닥기업 바이오톡스텍 지분 5.07%를 장내매수했다고 밝혔다. 오리엔트바이오NHP와 바이오톡스텍은 모두 계약연구기관(CRO)업체로 세포 또는 동물을 이용해 신물질의 효능 및 인체의 유해성을 평가하는 사업을 주로 맡고 있다.

만도 자회사로 자동차부품 유통업체인 마이스터도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새론오토모티브 지분 5%를 최근 장내에서 취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마이스터 관계자는 "같은 업종인 새론오토모티브 주식을 단순투자 목적으로 취득했지만 새론오토모티브와는 거래가 없어 이번 지분 취득을 계기로 양사가 제휴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러시앤캐시'로 유명한 대부업체 A&P파이낸셜은 같은 업종인 코스닥기업 리드코프 지분을 10.92%까지 장내에서 취득했다. 지난달 빙그레가 크라운제과 전환사채(CB)를 대거 인수한 것도 이 같은 동종업종 투자로 풀이된다. 빙그레는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했지만 경영 참여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크라운제과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투자대상 기업의 업황과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만큼 비교적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고 전략적 제휴 등을 추진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