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공동체포럼 출범시킨 송일 아시아경영전략硏이사장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이미 100만명이 넘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다양한 인종이 섞여 사는 멜팅팟(용광로)이 됐습니다. "

최근 다문화공동체포럼을 출범시킨 송일 아시아경영전략연구원 이사장(60·한국외국어대 경영학과 교수)은 "우리 민족의 활동 반경이 지구촌 전역으로 넓어졌는데 다른 민족의 유입을 막고 산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포럼 설립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미국 일본 등에서 생활해봤지만 우리처럼 다른 인종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심한 나라는 많지 않다"며 "우리나라도 배타적 우월감을 버리고 헬레니즘적 문화융합을 위한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인구가 많은데 그들을 배척하면 사회문제만 심각해질 것이란 게 그의 지적이다. 실제로 다문화가족 2세대 2만명 중 중·고생이 1만명인데,언어와 피부색,문화적 충돌 등으로 70%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채 소외되고 있다는 것.송 이사장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문화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급하고 다문화체험 수련원을 개설하는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접근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일 아시아경영전략硏 이사장 "한국도 이제 인종의 '멜팅팟' 문화융합 긍정효과 살려야"
그는 "일본만 해도 이미 20여년 전 다문화가정에 대한 홍역을 치렀고 지금은 정신적,제도적으로 완전히 치료된 상태"라며 "한류가 확산되는 것만 좋아하지 말고 바깥세상의 문화와 생각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 이사장이 다문화공동체에 눈을 뜬 건 각국 대사들과의 잦은 만남에서 시작됐다. 1986년 아시아경영전략연구원을 설립,각종 컨설팅과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만난 주한 외국 대사들이 다문화사회에 대한 문제점을 많이 제기했다는 것.이에 따라 이번 다문화공동체포럼에는 아시아경영전략연구원 회원으로 있는 기업인,학자뿐만 아니라 주한 나이지리아대사관,주한 벨로루시대사관,주한 스리랑카대사관,주한 필리핀대사관 등 14개국 외교사절이 동참했다.

"국민들이 다문화사회를 인정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한다면 생각과 시각도 글로벌 스탠더드로 격상될 수 있습니다. 또 세계 각국과의 물밑 인적 네트워크도 탄탄해질 수 있죠."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