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으로 따지면 신발의 역할을 하는 게 자동차 타이어다.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지만 평소 관리에 소홀하기 쉽다. 공기압이 부족하면 타이어 수명이 단축되는 것은 물론 연비가 떨어지고 사고발생 위험도 높다. 공기압이 넘쳐도 문제다. 불규칙한 타이어 마모를 발생시켜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

통계에 따르면 타이어 압력이 적정 수준보다 10% 낮으면 수명이 15% 정도 줄어든다. 압력이 0.21바(bar) 낮아지면 연료를 1.5% 더 소비하고 제동 성능도 떨어진다. 타이어 펑크 사고로 이어지는 원인의 75%가 공기압 저하라는 분석도 있다.

펑크 사고를 방지하려면 타이어를 정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육안으로 구분하기엔 한계가 있다. 타이어에 구멍이 뚫리거나 찢어지지 않더라도 자연 누출에 의해 공기압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 온도가 낮은 겨울철에는 공기 누출량이 많아진다.

완성차 업체들이 권장하는 공기압은 차종별로 다르다. 운전석 도어 내부나 보조석 앞 글로브 박스,또는 차량 매뉴얼을 확인하면 적정 공기압을 확인할 수 있다. 정비소에서 공기압을 수시 점검할 때에는 공기압 상태를 바늘로 알려주는 구형 압력 게이지보다 최근 선보인 디지털 방식의 압력 게이지를 사용하는 게 더 정확하다.

자동차가 스스로 공기압을 체크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시스템인 TPMS(공기압 측정장치)를 사용하면 훨씬 더 편리하다. TPMS는 타이어 내부에 장착된 센서가 타이어의 압력과 온도를 감지,이 정보를 운전석으로 보내 운전자가 실시간으로 압력 상태를 점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다. 반도체 공정을 통해 조그맣게 제작된 센서가 각각의 타이어에 장착되기 때문에 정확하고 개별적인 압력 측정이 가능하다.

TPMS는 한 개 이상의 타이어에서 공기압이 낮다는 징후를 감지하면 즉시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낸다. 계기판에 타이어 저압 경고등을 점등시키는 방법을 사용하는 게 보통이다. 일부 제품은 룸미러에 경고등을 두거나,경보음을 함께 내보내기도 한다.

TPMS는 1980년대 등장한 포르쉐 959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본격 개발되기 시작한 계기는 1990년대 발생한 포드 익스플로러 사고였다. 타이어 파손에 따른 대형 사고로 포드와 타이어업체인 파이어스톤 사이에서 치열한 공방이 오가면서 TPMS 기술이 새롭게 조명받았다. TPMS와 같은 자동차용 전자기기는 앞으로도 계속 개발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