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였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백조'로 변신 중이다. 기름값이 안정세를 보이면서다. 차체가 작은 콤팩트 SUV는 독특한 개성을 드러내면서 세단과 같은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연비가 세단 수준으로 높은 데다 짐 싣는 공간이 일반 승용차보다 두 배 이상 많아 가족 나들이에도 제격이다. 요즘 출시되는 콤팩트 SUV는 프레임(뼈대) 대신 세단에서 주로 사용하는 모노코크 방식을 채택,도심형 차량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몰려드는 수입차 모델

수입 콤팩트 SUV들이 몰려들고 있다. 시장에 나와 있는 모델은 4개.닛산 로그와 폭스바겐 티구안,혼다 CR-V,랜드로버 프리랜더2 등이다.

로그는 지난 11일 국내에 첫선을 보인 최신 모델이다. 최고출력 168마력에 최대토크 23.4㎏·m의 힘을 낸다. 전장이 4660㎜로 동급 모델 중 가장 길다. 티구안(4427㎜)보다는 233㎜ 길다. 하지만 높이가 1650㎜로 낮은 편이다. 프리랜더2(1740㎜)보다 90㎜ 낮다. X트로닉 CVT(무단변속기)를 채택해 변속충격 없이 부드러운 가속이 가능하다. 2륜 및 4륜구동 연비가 각각 ℓ당 11.8㎞,10.7㎞로 좋은 편이다. 혼다 CR-V와 주로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기본형 가격이 2990만원으로,CR-V(3090만원)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CR-V는 자동 5단 변속기를 달았다. 로그는 르노삼성의 QM5와 플랫폼을 공유하지만,QM5보다 500만원가량 비싸다.

티구안은 지난 7월 출시 직후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온 모델이다. 자동주차 보조기능 등 독특한 편의장치와 ℓ당 12.2㎞(경유 모델 기준)에 달하는 고연비 덕이다. 6단 자동변속기와 풀타임 4륜구동형이 기본이다.

프리랜더2는 전고가 높아 시야가 넓은 게 특징이다. 배기량이 2179(경유 모델)~3192cc(휘발유)로 높지만,판매가격 역시 5000만원대로 가장 비싼 편이다. 오프로드 주행이 많다면 추천할 만하다.

수입 콤팩트 SUV의 판매가에는 웬만한 편의장치 비용이 포함돼 있다. 반면 국산 SUV는 ABS(60만원) 동승석 에어백(35만원) 알루미늄휠(30만원) 루프랙(10만원) 등을 따로 구매해야 한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국산은 치열한 4파전

국산 콤팩트 SUV 시장에선 현대자동차의 투싼,기아자동차의 스포티지,르노삼성자동차의 QM5,GM대우의 윈스톰 등이 치열한 4파전을 벌이고 있다. 윈스톰을 제외하고는 모두 경유 및 휘발유 모델을 갖고 있다. 경유 모델의 연비가 ℓ당 2~3㎞ 더 좋은 편이지만,승차감과 정숙성은 휘발유 모델이 앞선다. 투싼과 스포티지는 휘발유 모델이,QM5는 경유 모델이 각각 더 저렴하다. GM대우 역시 휘발유 모델을 추가로 개발 중이다.

투싼과 스포티지는 4단 자동변속기(또는 6단 수동변속기)를 장착했다. 두 모델의 가격이 가장 저렴한 편이다. 스포티지 기본가격이 1859만원인데,수동 겸용 자동변속기를 달면 139만원이 추가된다.

윈스톰은 콤팩트 SUV 중 차체가 가장 크다. 전장(차체 길이)이 4635㎜,전폭(넓이)이 1850㎜,전고(높이)가 1720㎜다. 투싼의 4325×1800×1680㎜(전장×전폭×전고)와 비교된다. 루프랙을 장착한 QM5 전고(1710㎜)보다도 10㎜ 높다. 연비가 5인승 2륜구동형 기준으로 ℓ당 11.9㎞인데,4륜구동형을 선택해도 11.3㎞로 높다. 7인승 모델도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QM5는 6단 자동변속기를 달았다. 부드러운 주행감이 탁월하다. 특히 휘발유 모델의 경우 X트로닉 변속기로 정숙성을 높였다. 버튼시동 스마트키 등 편의장치가 많아 다소 비싼 편이다.

SUV의 명가인 쌍용자동차는 내년에 신형 콤팩트 SUV를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달 파리모터쇼에서 선뵌 컨셉트카 C200을 기반으로 한 모델이다. 축거(앞뒤 바퀴간 거리)가 2640㎜로,동급 최장이어서 넉넉한 실내공간이 특징이다. 최고출력 175마력의 힘을 발휘한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