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골프장, 3천~3만원 인하·아예 안내린 곳도

5만원 이상 그린피 인하, 큰소리 치더니 '눈가리고 아웅'

정부 "협조안하면 다시 세금부과􁽪"

지방 회원제 골프장들의 그린피 인하가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대부분의 지방 골프장들이 경영난을 내세워 각종 세금 감면 혜택을 받고 난 뒤 이를 그린피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영업을 하고 있는 탓이다.

지난 10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발효로 지방 회원제 골프장들은 개별소비세 2만1120원,체육진흥기금 3000원 등 2만4120원이 감면된 데다 보유세도 골프장별로 5000원부터 2만원(한국골프장경영협회 추산)까지 줄어들었다.

그린피를 인하할 수 있는 여지가 2만9120원부터 4만4120원까지지만 이 같은 감면액만큼도 안 내린 곳이 많다. 골프장 업주들의 모임인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법 개정 전만 해도 경영 개선 등의 노력을 통해 5만원 이상 그린피를 낮추겠다고 공언해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주말 비회원 기준으로 군산CC(회원제)와 서라벌CC는 그린피를 1만5000원만 내렸다. 서라벌CC는 평일의 경우 1부팀은 1만7000원,2부팀은 3000원을 내리는 데 그쳤다.

설악프라자CC는 주말그린피를 종전보다 2만원 내린 15만원으로 책정했다. 충북 음성에 있는 레인보우힐스GC는 법 시행 한 달이 넘도록 주말 그린피를 한 푼도 내리지 않고 있는 상태다. 센추리21 경주신라 동부산 진주 통도파인이스트 남광주 담양다이너스티 승주CC 등은 내장객이 많은 주말에 2만5000원만 할인해주고 있다.

반면 당초 약속했던 5만원 이상의 그린피를 내린 곳은 극소수다. 그것도 주로 평일 오전에 티오프하는 팀에만 적용하는 등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다.

경남 김해 용원CC는 평일 오전에 출발하는 팀에 한해 1인당 6만원씩을,통도파인이스트는 월요일 오전에 시작하는 팀에 6만원의 그린피를 각각 깎아주고 있다. 동래베네스트GC(평일),부산 아시아드CC(월요일 오전만),울산CC(평일 오전),해운대(평일 1부) 등도 평일 특정시간에 한해 5만원을 내렸을 뿐 주말에 5만원 이상 인하한 골프장은 한 곳도 없다. 그나마 함평다이너스트CC(4만5000원),가야CC(4만1000원),용평CC(4만원) 등이 주말 그린피를 4만원 이상 인하한 곳으로 꼽힌다.
빵빵한 稅감면, 지방 회원제 3만~5만원 이상 혜택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골프장이 있는 시·군·구에 골프장입장요금 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세금 인하분이 적정하게 반영되는지를 심의하고,미흡하다고 판단되면 강력한 권고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특히 권고조치를 내렸는데도 협조하지 않으면 2년 뒤에 다시 세금을 부과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세금을 감면해 줬으면 골프장들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마땅하지만 이를 따르지 않으면 세금 감면 시한이 종료되는 2년 뒤에는 다시 과세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