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구조조정 시작됐다] (上) 살생부 나도는 건설사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정부, 100社 자금흐름 주시 … '퇴출작업' 돌입
건설업계에 드디어 '시한폭탄'이 터졌다. 신성건설(시공능력 순위 41위)의 법정관리 신청 소식이 전해지자 건설업계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면서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였다. 주택 미분양과 해외사업 부실로 벼랑 끝에 몰린 건설업계에 이번 신성건설 사태가 줄도산으로 이어지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걱정 때문이다.
◆신성건설 어쩌다 여기까지
신성건설은 올해로 창립 53년의 탄탄한 연륜을 가진 중견 건설업체다. 국내업체로는 4번째로 건설업면허를 따냈다. 그만큼 공공공사와 해외건설 수주실적이 웬만한 대형업체들의 이력을 능가하는 업체로 알려져 있다. 신성건설의 회생절차 개시(옛 법정관리) 신청이 건설업계 전반에 던진 충격파가 큰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신성건설이 급격히 무너진 데는 도를 넘어선 공격경영과 지방 주택시장 침체,관급공사의 무리한 저가수주 등으로 자금난에 빠진 게 원인으로 분석됐다. 또한 의욕적으로 벌인 중동,아프리카 사업에서도 손실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말 청주 용정지구에서 1285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를 자체 사업으로 분양했지만 분양률이 저조했다. 이로 인해 6월 말 현재 미수금이 292억원,단기 차입금이 997억원에 달했다.
신성건설은 하반기부터 급격한 유동성 위기에 몰리자 국내외 보유자산 및 경영권 매각에 총력을 기울였다. 강남역 본사(장부가액 1600억원),충주시 동량면 신성건설 보유부지를 내놨다. 두바이 '비즈니스베이 신성타워'도 독일계 부동산 투자기업 ACI에 3200억원에 선매각했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본사와 충주 보유부지 매각작업이 무위로 끝났다. 두바이 신성타워 매각대금도 공사 지연 등으로 회수에 차질이 생겼다.
◆정부,자생력 없으면 퇴출
정부는 지난달부터 건설사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하고 업계 동향을 예의 주시해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너무 많아 모든 건설사 자금동향을 다 살펴볼 수는 없지만,시장에 영향이 큰 300개 기업의 자금동향을 살펴보고 프리워크아웃 등의 즉시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특히 도급순위 100위권 건설업체들의 재무상황과 현금흐름을 주채권은행을 통해 상시적으로 체크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철저한 신용평가를 통해 회생 가능성이 있는 기업만 지원키로 방침을 정했다. 지난 1일 발표한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방안(Fast Track)의 원칙을 건설사 지원 대책에도 그대로 적용키로 한 것이다.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곳이나 회생 가능성이 있는 업체들은 채권단과 협의해 만기연장이나 이자감면,신규자금 지원 등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업계 좌불안석
대부분의 중견 건설업체들은 하루종일 일손을 놓다시피 하면서 극도의 공포상태를 보였다. 한 중견업체 관계자는 "매일 은행에 출근하다시피 해서 대출연장을 사정하는 게 일과인데 신성건설까지 이렇게 되니 앞이 캄캄하다"며 불안해했다. 또 다른 업체 한 간부도 은행권에 "살생부가 정말 있느냐,우리 회사는 어디 등급이냐"는 문의를 하며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부동산시장 침체와 글로벌 금융위기로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부도난 종합 건설업체와 전문 건설업체는 251개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7.6%나 늘었다. 미분양아파트도 8월말기준 15만7291가구(업계추산25만가구)로 사상 최대수준을 보이고 있다.
박영신/김현석 기자 yspark@hankyung.com
[ 용어풀이 ]
◆워크아웃과 법정관리=워크아웃(workout·기업개선작업)이란 기업이 도산 등을 피하기 위해 채권단과 협의해 채권단의 부채상환 유예,출자전환을 통한 부채 경감 등을 통해 기업경영을 정상화하는 작업.최근 등장한 '프리워크아웃(pre-workout)'은 워크아웃에 처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미리 골라 사전에 지원함으로써 회생시키는 절차다. 반면 법정관리는 부도ㆍ파산 위기에 놓인 기업이 법원에 신청,회생을 모색하는 제도.법원이 회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법정관리를 결정하면 모든 채무는 동결되고 법원이 지정한 법정관리인이 기업을 관리하게 된다.
건설업계에 드디어 '시한폭탄'이 터졌다. 신성건설(시공능력 순위 41위)의 법정관리 신청 소식이 전해지자 건설업계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면서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였다. 주택 미분양과 해외사업 부실로 벼랑 끝에 몰린 건설업계에 이번 신성건설 사태가 줄도산으로 이어지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걱정 때문이다.
◆신성건설 어쩌다 여기까지
신성건설은 올해로 창립 53년의 탄탄한 연륜을 가진 중견 건설업체다. 국내업체로는 4번째로 건설업면허를 따냈다. 그만큼 공공공사와 해외건설 수주실적이 웬만한 대형업체들의 이력을 능가하는 업체로 알려져 있다. 신성건설의 회생절차 개시(옛 법정관리) 신청이 건설업계 전반에 던진 충격파가 큰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신성건설이 급격히 무너진 데는 도를 넘어선 공격경영과 지방 주택시장 침체,관급공사의 무리한 저가수주 등으로 자금난에 빠진 게 원인으로 분석됐다. 또한 의욕적으로 벌인 중동,아프리카 사업에서도 손실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말 청주 용정지구에서 1285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를 자체 사업으로 분양했지만 분양률이 저조했다. 이로 인해 6월 말 현재 미수금이 292억원,단기 차입금이 997억원에 달했다.
신성건설은 하반기부터 급격한 유동성 위기에 몰리자 국내외 보유자산 및 경영권 매각에 총력을 기울였다. 강남역 본사(장부가액 1600억원),충주시 동량면 신성건설 보유부지를 내놨다. 두바이 '비즈니스베이 신성타워'도 독일계 부동산 투자기업 ACI에 3200억원에 선매각했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본사와 충주 보유부지 매각작업이 무위로 끝났다. 두바이 신성타워 매각대금도 공사 지연 등으로 회수에 차질이 생겼다.
◆정부,자생력 없으면 퇴출
정부는 지난달부터 건설사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하고 업계 동향을 예의 주시해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너무 많아 모든 건설사 자금동향을 다 살펴볼 수는 없지만,시장에 영향이 큰 300개 기업의 자금동향을 살펴보고 프리워크아웃 등의 즉시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특히 도급순위 100위권 건설업체들의 재무상황과 현금흐름을 주채권은행을 통해 상시적으로 체크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철저한 신용평가를 통해 회생 가능성이 있는 기업만 지원키로 방침을 정했다. 지난 1일 발표한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방안(Fast Track)의 원칙을 건설사 지원 대책에도 그대로 적용키로 한 것이다.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곳이나 회생 가능성이 있는 업체들은 채권단과 협의해 만기연장이나 이자감면,신규자금 지원 등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업계 좌불안석
대부분의 중견 건설업체들은 하루종일 일손을 놓다시피 하면서 극도의 공포상태를 보였다. 한 중견업체 관계자는 "매일 은행에 출근하다시피 해서 대출연장을 사정하는 게 일과인데 신성건설까지 이렇게 되니 앞이 캄캄하다"며 불안해했다. 또 다른 업체 한 간부도 은행권에 "살생부가 정말 있느냐,우리 회사는 어디 등급이냐"는 문의를 하며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부동산시장 침체와 글로벌 금융위기로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부도난 종합 건설업체와 전문 건설업체는 251개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7.6%나 늘었다. 미분양아파트도 8월말기준 15만7291가구(업계추산25만가구)로 사상 최대수준을 보이고 있다.
박영신/김현석 기자 yspark@hankyung.com
[ 용어풀이 ]
◆워크아웃과 법정관리=워크아웃(workout·기업개선작업)이란 기업이 도산 등을 피하기 위해 채권단과 협의해 채권단의 부채상환 유예,출자전환을 통한 부채 경감 등을 통해 기업경영을 정상화하는 작업.최근 등장한 '프리워크아웃(pre-workout)'은 워크아웃에 처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미리 골라 사전에 지원함으로써 회생시키는 절차다. 반면 법정관리는 부도ㆍ파산 위기에 놓인 기업이 법원에 신청,회생을 모색하는 제도.법원이 회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법정관리를 결정하면 모든 채무는 동결되고 법원이 지정한 법정관리인이 기업을 관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