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표는 역시 김일의 후계자였다.

이왕표는 12일 저녁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제2경기장에서 열린 제3회 '포에버히어로(Forever Hero)' 대회에서 '야수' 밥 샙을 1라운드 1분 57초만에 암바승을 거두며 울트라FC 챔피언 벨트를 거머쥐었다.

이날 경기 직전 관내 관중들은 '이왕표'를 연호하는 등 일방적인 응원을 보냈다.

시작 종소리가 울리자 마자 '야수' 밥 샙은 마치 미식축구를 하듯이 무섭게 이왕표를 밀어붙였다. 초반 밥 샙의 기세에 잠시 주춤하던 이왕표는 밥 샙의 허리를 감싸고 테이크다운에 성공한 뒤 파운딩 펀치를 날렸다.
밥 샙이 그라운드 기술로 자세를 바꾸려하자 이왕표는 레슬러다운 재빠른 움직임으로 빠져나오면서 스탠딩 자세로 전환됐다.

이왕표는 이후 스탠딩 자세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오른 손 스트레이트를 얼굴에 명중시킨 뒤 오른발 뒷돌려차기로 밥 샙의 복부를 가격, 밥 샙을 당황케 했다.

이왕표는 이어 밥 샙의 머리 휘감고 그라운드 자세로 전환했다. 그라운드 상위 포지션을 잡은 밥 샙이 파워 넘치는 파운딩 펀치를 날렸지만 이왕표는 효과적으로 피한 뒤 밥 샙의 오른팔을 꺾으며 암바로 승리를 거뒀다.

이왕표는 경기 직후 응원을 해준 팬들에게 "해냈습니다. 여러분의 뜨거운 호응에 해냈습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포에버히어로(Forever Hero)'는 우리나라를 대표했던 프로레슬러 故 김일을 추모하는 행사로 올해로 3회째 열리고 있다.

한편 이왕표와 밥 샙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지난 7일 영등포에서 있었던 기자회견서 난투극을 벌이며 세간의 이목이 집중시켰다. 이날 이왕표는 K1룰과 프로레슬링룰, 종합격투기룰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제시했고 프로레슬링 룰로 싸우는 것으로 알고 있던 밥 샙은 이왕표를 밀쳤다.
이왕표는 밥 샙을 향해 "버릇 없는 놈"이라며 뺨을 때렸고 순식간에 기자회견장은 격투기장으로 변했다. 이날 잔뜩 화가 난 이왕표는 "밥 샙과의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밥 샙을 오무라이스로 만들어주겠다"고 밝혔다. 또 밥 샙 역시 "링 위에서 악마가 돼 상대를 짓밟겠다"고 맞받아쳤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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