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단기 자금시장 안정과 수급개선에도 불구하고 안팎으로 쏟아지는 악재에 신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물경기 침체 여파로 당분간 증시가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3일 삼성증권은 "당분간 실물경기 침체 가속화에 대한 우려와 수급개선 사이에 줄다리기 양상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기업실적이 악화되고 있고, 일본 9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전년동월 대비 약 49% 줄었으며, 한국 내년 GDP 성장률이 3.3%(KDI)로 예상되는 등 실물경기 침체가 속도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증권도 당분간 기간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증권사 유수민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대대적인 경기부양책 등 각국 정부의 신속한 정책 시행이 진행 중이지만 GM의 유동성 위기, 써킷시티 파산 신청 등 미국의 실물부문 악화가 부각되며 시장이 다시 냉각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정책효과의 경우 향후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이며, 추가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희석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주요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와 내부적 악재가 남아있어 기간 조정국면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증권 정명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G20 회의 이후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지금까지 글로벌 공조가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 중심이었다면 G20 이후는 재정지출 확대 등 재정정책의 공조체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증시 불확실성이 여전해 이익의 질이 양호한 제약, 통신, 음식료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하라고 권했다. 중장기적으로 낙폭과대주 중에서 회생이 가능한 IT, 자동차를 분할 매수하는 것도 좋다는 의견이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