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주가가 정부의 자본확충 방안 검토 소식에도 불구하고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연일 급락세를 연출하고 있다.

13일 오전 11시 4분 현재 증시에서 은행업종 지수는 나흘째 하락세를 이어가며 전날보다 15.60포인트(9.64%) 급락한 146.30을 기록 중이다. 전 업종지수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은행주와 은행 지주사들이 속해 있는 금융업종 지수도 8.13% 내린 296.13으로 코스피지수 하락을 이끄는 모습이다.

우리금융하나금융지주가 가격제한폭 가까이 떨어졌고, 신한지주(-11.70%) 기업은행(-11.26%) 외환은행(-10.12%) 등도 10% 넘게 빠지고 있다.

이날 은행주는 정부의 지원 검토 소식을 무색케 할 정도로 큰 폭의 낙폭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최근 은행의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여주기 위해 산업은행 등을 통해 후순위채나 상환우선주를 매입해주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손충당금 상승과 마진 악화 등으로 은행의 숨통이 조여진 상황에서 이 같은 지원책이 근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여기에 청와대가 연일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권고하며 은행권을 압박하는 것도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3분기 최악의 실적을 발표한 은행들이 4분기에도 부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큰 것도 은행 주가를 억누르는 요인이다. 김은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CD 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가 올랐고 이에 따라 NIM(순이자마진)도 올랐지만, 최근 CD금리 하락과 대출금리 하락이 진행되고 있는데다 고금리 후순위채 발행이 많을 것으로 보여 NIM 추가 상승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고정이하 여신 비율이 0.87%로 전분기 대비 0.16%포인트 상승했고, 총연체율도 0.76%로 0.16%포인트 높아졌다"면서 자산건정성 악화와 대손충당금 비용 부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