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파로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있지만 개인의 영향력이 엿보인다.

13일 오후 1시5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70포인트 넘게 급락, 1050선마저 밑돌고 있다.

외국인이 2907억원 순매도하며 사흘째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고, 기관도 투신을 중심으로 총 2826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은 급락을 기회삼아 무려 5814억원어치 순매수하고 있다.

의료정밀(-43억원), 비금속광물(보합)을 제외하고 전업종을 사들이고 있는데, 철강/금속업종과 전기전자업종을 각각 1043억원, 959억원 순매수하고 있고, 화학, 운수장비도 500억원 넘게 사고 있다.

유형별로는 대형주 매수가 압도적이다. 5518억원 순매수로 매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소형주는 3억원 팔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92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선물시장에서는 대거 순매도로 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에 비해 영향력에 떨어졌던 개인이 최근 선물을 쥐락펴락하면서 다수의 매매자가 아닌 '왕개미가 출현했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현재는 1458계약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지만, 오전 중 4600계약 넘게 팔며 선물 시장 약세를 주도했다. 지난 12일에는 현물 지수는 하락 마감했지만 지수선물은 개인의 '나홀로' 순매수에 소폭 상승했다.

동양종금증권은 "최근 선물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개인들의 추세 주도력은 그 자체로서 충격 변수이며, 파생시장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시장 일각에서는 대규모 자금을 지닌 신규계좌가 유입됐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원상필 연구원은 "현선물 시장에서 개인의 비중 확대를 부정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간접투자 문화가 활성화되기 전에 개인들은 단기 및 투기적 성향이 강했지만 이들 중 상당부분이 펀드로 흡수됐고, 현재 남아있는 계좌들은 풍파를 거친 경험과 높은 정보 접근성으로 세련된 매매를 구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거래량 및 고객 예탁금 증가를 스마트머니의 유입으로 간주하는 것도 이 같은 시각을 반영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현대증권은 "수급공백을 메우며 시장 반등에 일조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단기 매매 중심인 개인 매매 비중 확대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