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최근 GM과 포드자동차는 3분기에 수십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보유 현금도 줄어들고 있어 시장상황의 변화가 없다면 내년 상반기에 파산할지도 모른다고도 밝혔다. 크라이슬러는 아직 실적을 내놓지 않았지만 이들 두 회사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에선 부시 대통령이든 오바마 당선인이든 아마 GM을 파산으로 내몰기엔 위험이 너무 크다고 생각할 것이다. 만약 정부가 지원을 한다면 현재의 이사회와 경영진들은 모두 물러나야 한다. 지금 이사회에 경영을 맡기는 것은 정말 무책임한 일이다. 주주들도 가치 손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정부가 지정한 능력 있는 경영자가 GM을 맡아 최대한 빨리 민영기업으로 굴러가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는 노조와의 기존 계약들도 백지화된다는 의미다. 혁신적인 조치들이 취해지고 나면 GM은 신주를 발행하고,납세자들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똑같은 방식이 포드와 크라이슬러에도 적용돼야 한다.

GM을 살리기 위해서 기업개혁이 이뤄진다면 일자리 감소는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일자리 감소를 우려해 기업개혁을 막는다면 GM에 파산 외에는 대안이 없다. 자동차노조가 원하는 것처럼 GM에 아무런 조건 없이 백지수표를 건네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GM은 그 돈을 순식간에 사용할 것이고,결국엔 더 많은 일자리가 감소하게 될 것이다. 기업개혁만이 미 연금지급보증공사(PBGC)가 손해를 가장 적게 보는 길이다.

조직쇄신은 GM이 새 출발하는 데 필요한 유일한 방법이다. GM의 시장점유율은 겨우 20%를 넘는다. 현재 GM은 신차를 개발하거나 마케팅비를 집행할 능력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경영진들과 이사진들은 지금의 구조에 대해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전 GM의 사외이사였던 제롬 B 요크는 "GM의 구조가 변하지 않으면 GM에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것을 겪고 있다.

공적자금이 GM의 파산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GM의 구조를 정부의 감시 아래서 완벽하게 고쳐야 한다. 과거 9·11테러가 발생했을 때 항공산업 보호를 위해서 미 항공수송안전위원회(ATSB)이 했던 것처럼 강력한 개혁이 필요하다. 포드나 크라이슬러도 정부 지원을 받으려면 같은 값을 치러야 한다. 포드 가족의 포드 경영체제는 끝이 날 것이다. 크라이슬러의 대주주인 서버러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자동차산업의 붕괴는 지금의 경제위기가 이끈 것이 아니다. 35년 전 제1차 오일쇼크는 일본 차가 미국에 상륙하는 계기가 됐다. 그때부터 미 자동차회사들은 일본차를 이기기 위해 끊임없는 회의를 거쳤지만 아직도 해답을 찾지 못했다. 이런 구식 구조를 가지고 있는 기업에 수십억달러의 혈세가 간다면 절대 지금의 위기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글 = 폴 인그라시아
정리=윤형훈 인턴(한국외대 3학년) melichi@hanmail.net

◇이 글은 전 다우존스통신 사장이자 월스트리트저널 디트로이트 지부장인 폴 인그라시아가 월스트리트저널에 'Detroit Needs New Management(디트로이트는 새로운 경영을 원한다)'란 제목으로 기고한 칼럼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