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물 간 먹거리'로 여겨졌던 떡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수능 수험생 선물로 떡이 초콜릿을 앞질렀는가 하면,결혼 생일 고희연 등 각종 잔치 답례선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는 떡이 작고 예뻐진 데다 포장도 고급스럽게 변신한 결과다.

현대백화점이 지난 1~11일 수능 선물 관련 상품의 매출을 집계한 결과,찹쌀떡 매출 비중이 50%로 초콜릿류(25%)의 두 배를 기록했다. 온라인쇼핑몰 옥션에서도 지난 12일 끝난 '수능 선물전'에서 떡 등 전통 먹거리 매출이 55%였고 초콜릿과 과자는 20%에 그쳤다. 롯데마트의 지난달 떡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0.9% 늘었고,이달에도 12일까지 25.6% 증가했다.

이처럼 떡이 다시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안전한 식품이라는 점이 부각된 데다 보기도 좋고 맛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정길자 궁중병과연구원 원장은 "떡은 예부터 당일 만들어 먹었던 안심 먹거리"라며 "영양과 정성이 가득 담긴 떡은 결혼식 돌잔치 등에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선물로도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떡의 모양과 포장법도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토마토 고구마 포도 딸기 등 건과를 이용해 형형색색으로 장식하는 기술이 발전하고 포장에선 초콜릿·과자 포장 못지않게 멋스러워졌다. 최순자 전통떡한과기술개발연구소 원장은 "요즘 떡은 맛을 내거나 장식할 때 과일을 이용하고 제과포장법을 적용해 세련된 멋을 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떡보의하루''빚은''질시루' 등 프랜차이즈 형태의 떡 카페가 늘어난 것도 떡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서울 신촌에 이어 최근 신당동에 2호점을 연 '떡보의 하루'는 호박공주떡 녹차찰떡 등 낱개로 포장한 떡(750~800원)을 선보여 바쁜 직장인의 간편한 한끼 식사로 각광받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