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엘박 목사 "한국 교회들이 어렵다고요? 목사님도 직업을 가져보세요"
'한국교회 이렇게 달라져야 한다' 출간한 조엘박 목사

'목회자에게 생활비를 지급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헌금의 대부분이 목회자와 교회 유지를 위해 사용된다면 잘못된 것이다. 목회자에게 목회 이외의 직업을 허용해야 한다. " "한국 교회가 부패하고 타락한 것은 숫자놀음을 했기 때문이다. 가족 중심의 작은 교회로 변해야 산다. "

지난 4월 《맞아죽을 각오로 쓴 한국교회 비판》으로 개신교계 안팎에 큰 파장을 일으켰던 조엘 박 목사(사진)가 한국 교회의 개혁방안을 담은 책 《한국교회 이렇게 달라져야 한다》(박스북스)를 출간했다. 전편이 한국 교회에 대한 비판 위주였던 데 비해 이번 책은 교회 개혁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대안을 제시한 점이 특징.헌금ㆍ목회세습ㆍ정교분리ㆍ예배출석 강요,교인수 부풀리기,기복주의와 교회 성장을 위한 부흥회 등 민감한 주제들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문제 해결 방안을 내놓고 있다.

박 목사는 목사들의 정치 개입에 반대한다. 성경적인 이해와 가치관을 토대로 한 그리스도인의 정치 참여는 필요하지만 교회와 담임목사가 정치에 나서선 안 된다는 것.일부 정치목사들의 정치 개입은 역효과만 가져올 뿐이라는 얘기다.

많은 교인들이 부담스러워하는 헌금에 대해서도 "헌금은 종류에 관계없이 미리 준비해서,자신의 형편에 맞게,무기명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교회가 경쟁적으로 작정헌금을 하게 하거나 집사ㆍ권사ㆍ장로 등 직분을 전제로 헌금을 하게 하는 등 직ㆍ간접적으로 헌금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

특히 헌금의 많은 부분이 목회자를 위해 사용되는 것이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헌금으로 목회자에 차량과 사택을 제공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대신 목회자는 목회 이외의 직업을 갖고 주중에는 세상 속에서 일을 하고 주말에는 교회에서 봉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그는 설명한다.

미국의 경우 1990년부터 신학대학원 안에 겸직사역센터를 두고 신학생들을 훈련시켜 큰 호응을 받고 있다고 한다.

또 목회세습을 '한국 교회의 개혁 대상 1호'로 꼽은 그는 "세습에 동조해주는 교인이 더 나쁘다"며 교단 헌법에 세습금지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많은 교회들이 교인 수를 부풀리는 것에 대해서는 "숫자놀음은 하나님이 미워하시는 행위"라며 작은 교회,지역교회로 돌아갈 것을 제안했다.

박 목사는 "한국 교회가 처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성경의 시스템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기복주의와 성장주의를 부추기는 '부흥'이라는 말에 현혹되지 말 것,예배ㆍ기도회의 수를 줄이고 참석을 강요(의무화)하지 말 것,교회 크기에 연연하지 말고 가족 중심적인 작은 교회로 돌아갈 것,목회자 중심으로 폐쇄된 교회를 평신도 중심의 열린 교회로 바꿀 것,성경적이지 않은 세례 대신 성경적인 침례로 바꿀 것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박 목사는 국내에서 15년 이상 담임목사로 일하다 2005년부터 호주의 선교공동체 '고(Go) 크리스천 네트워크'의 한국인 담당 목사로 활동하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