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일석 <올림푸스한국 사장 isbang@olympus.co.kr>

한숨이 깊어 가는 요즘이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글로벌 경제침체로 이어지면서 국내에서도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환율도 요동치고 있다. 다들 지갑 열기를 무서워하니 소비시장은 더 얼어붙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호랑이 앞에서도 정신만 차리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옛말처럼 냉철한 판단으로 현재 상태를 점검하면서 장기적인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

불황기에는 당장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게 없다. 호황기 때 누렸던 즉시효과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내일을 위한 투자,긴 호흡으로 지켜보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힘든 시기라고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고 위기감에 위축돼 지내다 보면 주체성을 상실한 채 남이 다 알아서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무책임,무기력증에 빠지기 십상이다. 이는 지금까지 잘 쌓아온 자산까지 상실할 수 있는 불행을 자초하기도 한다. 사회 전체에 이런 기운이 확산되면 불확실성이 일파만파로 전파될 수 있다. 프로이트는 "영웅은 특별한 존재라기보다 사람들의 잠재의식에 깊이 도사린 이름 모를 불안감과 콤플렉스가 객관화돼 만들어진 환상"이라고까지 단정하고 있다. '불확실성의 바이러스',이걸 우리 사회가 막아야 할까. 위기와 불안으로 영웅대망을 꿈꾸기보다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해 돌파구를 찾고 꿈을 일궈감으로써 스스로가 '작은 영웅'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영웅을 기다리는 것보다 현명하다.

은폐된 '벙커'에 숨어 지내는 소심함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에 동참해 보자.반짝이는 아이디어를 키우게 돼 더 나은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다. 이 같은 생각에서 최근 필자 회사에서는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기업광고 '빛의 90년'을 새롭게 선보였다. 움츠리고 있기보다 적극적으로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한 것이다. 이는 호황기일 때와는 또 다른 관점과 각도에서 고객들의 생각을 돌려받는 기회가 돼 미래를 준비하는 회사 경영에 보다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역사는 변하고 반복되기 때문에 어려울수록 자산을 비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풍족할 때 다니던 피트니스센터를 중단했다면 조깅,자전거 타기 등 비용을 덜 들이는 운동방법을 찾아보자.마음이 힘들다면 좋은 시절은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는 말을 되뇌어보자.그때를 멋지게 맞이하기 위해 체력을 키우고,슬기롭게 마음의 준비를 하면 지금의 어려운 고비는 작은 언덕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