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와로브스키 마케팅'이란 말이 생겨날 정도로 주얼리에서부터 신발·의류·가전·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을 단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스와로브스키와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크리스털 사용업체를 조사한 결과,지하 1층부터 9층까지 전층에 걸쳐 40여개에 달했다. 이는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을 이용한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제품이나 브랜드 이미지를 쉽게 고급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명품 크리스털' 스와로브스키를 썼다고 하면 해당 브랜드의 가치가 덩달아 높아지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디오스 냉장고의 경우 일반 제품은 140만~180만원이지만 크리스털 장식 제품은 250만~350만원에 달한다. 게스 청바지도 크리스털을 부착한 제품은 21만8000~25만8000원으로 일반 제품보다 3만~4만원 비싼데도 불티나게 팔린다.
하지만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이 인기를 끌자 이를 브랜드 홍보수단으로 악용하는 업체들도 등장하고 있다. 정품 크리스털 1개만 쓰고 나머지는 중국산으로 채웠거나,출시 초기엔 정품을 쓰다가 어느 정도 인지도를 얻으면 몰래 중국산으로 바꾸는 업체들이 적지 않다는 것.
스와로브스키는 이를 막기 위해 '크리스털라이즈드'(Crystalized,공식명칭은 '크리스털라이즈드 스와로브스키 엘레멘츠')라는 로고(태그·사진)를 지난해 도입했다. 이는 아웃도어 의류에 붙는 '고어텍스' 마크처럼 스와로브스키의 크리스털 정품만 사용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인증마크다. 모그·빈폴·게스 등의 제품을 보면 크리스털라이즈드 태그가 부착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스와로브스키는 정품 크리스털을 사용한 모든 브랜드에 이 로고를 부여하진 않는다. 정아영 소재사업부 차장은 "오스트리아 본사에서 해당 브랜드를 평가해 브랜드 가치를 따진 뒤 로고를 부여할지 여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또 명품 브랜드들이 위조방지를 위해 제품마다 고유번호를 매기듯,크리스털라이즈드 태그에도 고유번호가 있어 정품인지 여부를 추적할 수 있다는 게 스와로브스키 측의 설명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