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달러를 주무르며 세계 시장을 호령했던 미국 카지노 재벌들이 금융위기의 한파에 휘청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2일 보도했다. 경기침체로 고객 수가 줄어들었는데도 무리하게 사업 확장에 나선 후유증이라는 분석이다.

미 최대 카지노업체 라스베이거스 샌즈의 대주주인 셸던 애덜슨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보유주식 가치가 급락하면서 지난해 10월부터 이달까지 총 300억달러의 손해를 봤다. 애덜슨은 지난 11일 유동성 확충을 위해 21억달러의 신주 발행을 결정하고,우선주와 주식워런트 매입을 위해 자신의 자금 5억2500만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증자가 완료되면 애덜슨의 지분은 68.9%에서 51.3%로 줄어들게 된다. 애덜슨은 이에 앞서 지난달 회사의 유동성 확충을 위해 4억7500만달러의 사재를 투입하기도 했다

지난 3분기 3220만달러의 순손실을 낸 라스베이거스 샌즈는 마카오 베네치안 카지노에 5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건설하려던 대형 리조트단지 프로젝트도 일시 중단했다.

MGM미라지의 대주주인 '기업 사냥꾼' 커크 커코리언도 올 들어 68억달러를 날렸고,벨라지오 TI호텔 등 라스베이거스의 유명 호텔들을 다수 갖고 있는 '라스베이거스의 황제' 스티브 윈 윈리조트 CEO도 수십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