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北의 오바마 관심 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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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새로운 오바마 정부와 직접 협상을 하기 위해 핵 문제에 있어 의도적인 지연술을 쓰는 것입니다. "
12일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북한의 대미,대남 압박 전술을 보며 이날 미국 워싱턴 외교협회에서 열린 북핵 문제 세미나에서 게리 세이모어 미국 외교협회(CFR) 부회장이 한 말이다.
이날 북한은 작심이라도 한 듯이 한꺼번에 세 가지 발표를 잇따라 했다. 정오엔 남북 장성급회담 북측 대표단의 전통문을 통해 12월1일부터 남북 육로통행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고,오후 6시께엔 외무성 대변인의 담화를 통해 핵 시료 채취를 거부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밤 9시께엔 북 적십자회가 판문점 적십자연락대표부를 폐쇄하고 북한 측 대표를 철수시키며 판문점을 경유한 모든 남북 직통전화 통로를 단절한다고 통보했다.
북한의 최근 이런 조치들은 새로 출범하는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월4일 미 44대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잠적해 있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세 차례나 모습을 드러낸 것이나 핵 시료 채취를 거부하고 남측에 대해 군사,경제 부분의 압박을 가하는 것 모두 남한보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관심을 받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외교가에서는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북핵 문제 보고서를 직접 손에 받아 읽는 시점은 내년 여름이나 돼야 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만큼 미국의 핵심적인 이슈는 금융위기를 비롯한 경제문제란 것이다. 최근 오픈한 오바마 당선자 홈페이지에서도 금융위기 극복,의료보험 등 국내 이슈를 비롯해 국제경제,이라크,아프가니스탄,이란 등이 거론됐지만 북핵 문제는 거론조차 되지 않을 정도다.
때문에 앞으로 북한이 오바마 관심끌기에 주력할 경우 한반도가 불안정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대북소식통은 "우리 정부는 오바마 신행정부와 정책 조율이 잘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지만 문제는 북한이 오바마와의 협상만 원한다는 것"이라며 "정부의 정책이 이에 대비하지 않으면 부시 행정부 때보다 북한이 더욱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임원기 정치부 기자 wonkis@hankyung.com
12일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북한의 대미,대남 압박 전술을 보며 이날 미국 워싱턴 외교협회에서 열린 북핵 문제 세미나에서 게리 세이모어 미국 외교협회(CFR) 부회장이 한 말이다.
이날 북한은 작심이라도 한 듯이 한꺼번에 세 가지 발표를 잇따라 했다. 정오엔 남북 장성급회담 북측 대표단의 전통문을 통해 12월1일부터 남북 육로통행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고,오후 6시께엔 외무성 대변인의 담화를 통해 핵 시료 채취를 거부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밤 9시께엔 북 적십자회가 판문점 적십자연락대표부를 폐쇄하고 북한 측 대표를 철수시키며 판문점을 경유한 모든 남북 직통전화 통로를 단절한다고 통보했다.
북한의 최근 이런 조치들은 새로 출범하는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월4일 미 44대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잠적해 있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세 차례나 모습을 드러낸 것이나 핵 시료 채취를 거부하고 남측에 대해 군사,경제 부분의 압박을 가하는 것 모두 남한보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관심을 받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외교가에서는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북핵 문제 보고서를 직접 손에 받아 읽는 시점은 내년 여름이나 돼야 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만큼 미국의 핵심적인 이슈는 금융위기를 비롯한 경제문제란 것이다. 최근 오픈한 오바마 당선자 홈페이지에서도 금융위기 극복,의료보험 등 국내 이슈를 비롯해 국제경제,이라크,아프가니스탄,이란 등이 거론됐지만 북핵 문제는 거론조차 되지 않을 정도다.
때문에 앞으로 북한이 오바마 관심끌기에 주력할 경우 한반도가 불안정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대북소식통은 "우리 정부는 오바마 신행정부와 정책 조율이 잘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지만 문제는 북한이 오바마와의 협상만 원한다는 것"이라며 "정부의 정책이 이에 대비하지 않으면 부시 행정부 때보다 북한이 더욱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임원기 정치부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