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검색 시장 지배력 탄탄…경기방어주 성격도

대표적인 성장주인 NHN이 최근 주가 하락에 따라 가치주로 재조명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폭발적인 성장성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인터넷 포털 검색시장에서 높은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어 기업가치는 여전히 탄탄할 것이란 분석이다. 또 이 회사는 14일 주주총회를 열고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을 결의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새 무대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이다.

NHN은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창사 이후 처음으로 전년 동기보다 감소하는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이번 주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13일 급락장에서도 2.6% 오르는 오름세가 이어졌다.

이 같은 강세는 성장성은 종전보다 낮아졌지만 그동안 주가 하락으로 과거 프리미엄이 제거되면서 가치주로서의 성격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박재석 삼성증권 인터넷파트장은 "NHN은 유사한 성격을 가진 주요 내수주와 비교해서도 주가가 과도하게 내렸다"며 "단기적으로 가치주로서의 측면이 부각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NHN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올해 실적을 기준으로 하면 21.5배 수준이지만 내년 예상실적으로는 16.3배에 달한다. 이는 유가증권시장의 대표적 경기방어주인 KT&G(16.4배)나 한미약품(16.2배)과 비슷한 수준이다.

정재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 평균 PER가 13.8배 정도여서 내년 실적을 기준으로 16배 수준인 NHN의 PER는 그동안 코스닥 대장주 및 성장주로서 누렸던 프리미엄이 모두 제거된 상태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NHN의 가치주 성격을 부각시키는 주 요인은 절대적인 시장지배력에 있다는 평가다. 인터넷 포털 검색시장에서 NHN이 운영하는 네이버의 점유율은 지난 10월 기준 68.22%로 2위인 다음을 50%포인트가량이나 앞서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시장지배력에 관한 한 NHN은 삼성전자보다 탁월하다"며 "높지 않은 PER와 꾸준한 수익성은 매력적인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높다는 문제가 있지만 내년쯤 PBR가 낮아지면 가치주로서의 성격이 분명히 드러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들은 올해 실적 기준으로 10배 수준인 NHN의 PBR가 내년 말에는 5배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시훈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NHN은 인터넷사업에서의 절대적인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어 다른 업체에 비해 불황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영업이익의 절반을 차지하는 게임사업이 경기둔화기에 더 성장하는 성격이 있어 경기방어주로 부각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김용준/조재희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