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김모씨(62)는 올해 초 전립선암 2기로 진단돼 로봇수술을 받았다. 치료 후 1개월부터 자다가 소변이 새는 증상이 완치됐고 3개월째부터는 발기도 정상적으로 이뤄져 만족해하고 있다. 수술 후 후유증이 거의 없어 오히려 비싼 돈 들여 굳이 로봇수술을 받은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동아대의료원 로봇수술센터는 작년 연말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처음으로,전국에서는 6번째로 수술로봇 '다빈치-S'(당시 도입가격 25억원)를 도입했다. 이 병원의 성경탁 비뇨기과 과장은 2001년 수술로봇 분야에서 라이벌 제품이었던 다빈치와 제우스가 초기 시장을 놓고 쟁탈전을 벌일 때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최소침습센터 소장으로 재직하면서 국내 의사로는 처음으로 로봇 시운전을 도맡았던 이 분야의 선두 주자.2004년엔 울산에 사는 전립선암 환자(당시 64세)를 싱가포르로 데려가 한국 최초로 로봇 수술을 시행,현재까지 요실금이나 발기부전없이 지낼 수 있도록 치료했다. 그가 쓴 논문으로 다빈치의 우월성이 입증되면서 다빈치는 '뜨고' 제우스는 '지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다빈치를 이용한 로봇수술은 10∼15배 확대된 3차원의 입체영상으로 수술 부위를 정밀히 관찰하면서 1㎜이내의 오차로 절개 봉합 등 미세한 수술작업을 시행할 수 있다. 사람의 손과 달리 손떨림이 없어 동작이 훨씬 정교하다. 절개부위가 작아 출혈과 수술 후 통증이나 합병증이 드물며 회복도 빠르다.

동아대의료원은 지금까지 전립선암 50건,위암 30건,식도암 1건,방광암 1건 등 80여건의 로봇수술을 시행했다. 특히 식도암은 국내서 두 번째,한강이남에선 처음으로 성공했다. 이 밖에 신장암 요관협착 위암 대장암 자궁암 자궁근종 폐암 등도 수술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

의료원 관계자는 "국내 정상급의 수술테크닉을 갖고 있기 때문에 수술비용도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과 똑같이 전립선암은 1500만원,위암은 700만원 등을 받고 있다"며 "중국의 상하이 충칭 항저우나 러시아의 극동지역의 현지 종합병원과 제휴해 환자를 유치하는 국제화 전략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