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현 기자의 와인ABC] ⑥ 샴페인이 뿔났다‥거품나는 와인은 모두 샴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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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류는 아류일뿐 … 내 이름 쓰지마"
"내 인생에 단 한 가지 후회되는 일은 샴페인을 더 마시지 못했다는 것이다. "
20세기 전반 세계 경제학의 거두 존 메어너드 케인스가 1946년 4월 숨을 거두며 한 말이다. 케인스뿐만 아니라 카사노바가 여성을 유혹할 때도 '비장의 무기'는 바로 샴페인이었다고 한다. 2억5000만개의 기포가 주는 톡 쏘는 청량감에 상큼한 과일향이 매력적인 샴페인! 술이라는 것은 알지만 100% 포도로만 만들어진 '프랑스만의 와인'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샴페인은 본래 프랑스 북동부의 지역명으로,한국으로 치면 강원도 쯤에 해당된다. 17세기 수도사 페리뇽이 발명한 '스파클링 와인'이 유럽과 러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면서 이곳 'Champagne'(샹파뉴)의 영어식 발음이 굳어진 것이다.
통상 샴페인은 백포도 샤르도네와 적포도 피노누아,피노므니에를 적절히 혼합해 만든다. 간혹 샤르도네만으로 만든 'blanc de blancs'(블랑 드 블랑)과 적포도로 만든 'blanc de noirs'(블랑 드 누아)가 생산되기도 한다.
탄산이 들어가야 하는 까닭에 만드는 방식도 일반 와인과 다르다. 포도를 수확해 오크통에서 오랜 기간 숙성시키는 일반 와인과 달리,포도즙을 약 2주간 짧게 발효시킨 뒤 병에 담아 2차 발효시킨다. 이때 생기는 이산화탄소(CO2)가 날아가지 않게 하는 방식이다. 이른바 '샹파뉴 방식'의 제조법으로 고급 샴페인은 대부분 이렇게 만들어진다.
하지만 샴페인 시장이 커지자 세계 각지에서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어 샴페인이란 이름으로 시장에 내놓으면서 편법이 동원되기 시작한다. 정통 방식으로 생산한 고가 제품도 있지만 대부분 오크통에서 2차 발효까지 마치거나 심지어 병 속에 직접 탄산을 주입하기도 한다. 따라서 고급 샴페인은 잔에 따라 놓으면 기포가 꾸준히 올라오는 반면 싸구려는 기포가 금새 사라진다.
'아류'가 창궐해서일까. '원조' 샴페인이 뿔(?)이 났던 모양이다. 프랑스 정부는 각국 스파클링 와인에 대해 '샴페인'이란 용어사용을 막으려는 소송은 물론 무역협상 테이블에서도 비중 있는 의제로 삼고 있다. 그 결과 스파클링 와인을 독일에선 '젝트',이탈리아에서는 '스푸만테',스페인에선 '카바'라고 부르며 프랑스에서조차 샹파뉴 이외 지역의 것은 '크레망''무셰'로 부르고 있다.
한국에선 아직 특정한 명칭이 없는 탓에 언젠가 생일파티나 결혼식장에서 이런 어색한 멘트를 날리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자~ 샴페인 아니,기포가 든 포도주를 터뜨립시다."
argos@hankyung.com
"내 인생에 단 한 가지 후회되는 일은 샴페인을 더 마시지 못했다는 것이다. "
20세기 전반 세계 경제학의 거두 존 메어너드 케인스가 1946년 4월 숨을 거두며 한 말이다. 케인스뿐만 아니라 카사노바가 여성을 유혹할 때도 '비장의 무기'는 바로 샴페인이었다고 한다. 2억5000만개의 기포가 주는 톡 쏘는 청량감에 상큼한 과일향이 매력적인 샴페인! 술이라는 것은 알지만 100% 포도로만 만들어진 '프랑스만의 와인'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샴페인은 본래 프랑스 북동부의 지역명으로,한국으로 치면 강원도 쯤에 해당된다. 17세기 수도사 페리뇽이 발명한 '스파클링 와인'이 유럽과 러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면서 이곳 'Champagne'(샹파뉴)의 영어식 발음이 굳어진 것이다.
통상 샴페인은 백포도 샤르도네와 적포도 피노누아,피노므니에를 적절히 혼합해 만든다. 간혹 샤르도네만으로 만든 'blanc de blancs'(블랑 드 블랑)과 적포도로 만든 'blanc de noirs'(블랑 드 누아)가 생산되기도 한다.
탄산이 들어가야 하는 까닭에 만드는 방식도 일반 와인과 다르다. 포도를 수확해 오크통에서 오랜 기간 숙성시키는 일반 와인과 달리,포도즙을 약 2주간 짧게 발효시킨 뒤 병에 담아 2차 발효시킨다. 이때 생기는 이산화탄소(CO2)가 날아가지 않게 하는 방식이다. 이른바 '샹파뉴 방식'의 제조법으로 고급 샴페인은 대부분 이렇게 만들어진다.
하지만 샴페인 시장이 커지자 세계 각지에서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어 샴페인이란 이름으로 시장에 내놓으면서 편법이 동원되기 시작한다. 정통 방식으로 생산한 고가 제품도 있지만 대부분 오크통에서 2차 발효까지 마치거나 심지어 병 속에 직접 탄산을 주입하기도 한다. 따라서 고급 샴페인은 잔에 따라 놓으면 기포가 꾸준히 올라오는 반면 싸구려는 기포가 금새 사라진다.
'아류'가 창궐해서일까. '원조' 샴페인이 뿔(?)이 났던 모양이다. 프랑스 정부는 각국 스파클링 와인에 대해 '샴페인'이란 용어사용을 막으려는 소송은 물론 무역협상 테이블에서도 비중 있는 의제로 삼고 있다. 그 결과 스파클링 와인을 독일에선 '젝트',이탈리아에서는 '스푸만테',스페인에선 '카바'라고 부르며 프랑스에서조차 샹파뉴 이외 지역의 것은 '크레망''무셰'로 부르고 있다.
한국에선 아직 특정한 명칭이 없는 탓에 언젠가 생일파티나 결혼식장에서 이런 어색한 멘트를 날리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자~ 샴페인 아니,기포가 든 포도주를 터뜨립시다."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