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태의 트렌드 따라잡기] 샤넬·펜디 입고 눈밭 구른다면…
이제 스키장에서 스키만을 즐기는 시대는 지났다. 이는 스키복 유행의 변천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스키웨어의 최고봉은 스키복 전문 브랜드에서 나오는 이탈리아,오스트리아 같은 유럽 스키 강국의 대표팀 유니폼 레플리카(복제품)였다. 하지만 스키가 급속히 대중화되면서 명품 브랜드들이 스키장을 하나의 리조트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제 여름철 크루즈 라인만큼이나 겨울철의 스키복 라인은 패션 브랜드의 중요한 카테고리가 돼 버렸다.

[김현태의 트렌드 따라잡기] 샤넬·펜디 입고 눈밭 구른다면…
이런 트렌드를 이끄는 대표적인 디자이너가 바로 '샤넬'과 '펜디'의 칼 라거펠트.'패션계의 카이저'라 불리는 라거펠트는 샤넬과 펜디를 통해 멋진 스키 웨어들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영화 '트리플 엑스'에서 머리에서 발끝까지 샤넬 브랜드로 치장한 여자 주인공을 두고 수군대며 부러워하던 장면은 스키복의 명품화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사실 명품 브랜드가 보여주는 스키웨어를 '고어텍스'를 사용한 전문 스키복 브랜드처럼 수치와 기능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생각해 보라.어찌 샤넬과 펜디를 입고 눈밭을 구를 수 있겠는가. 다만 스키를 마친 뒤 우아하게 커피 한잔 하면서 주위의 부러운 눈길을 즐기면 된다. 이 또한 멋진 '아프레 스키'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