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선수들 만만찮네!"

세계 여자 투어 가운데 '메이저 투어'라 할 수 있는 미 LPGA투어와 맞먹는 수준을 자랑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가 한 수 아래일 것으로 예상했던 유럽 선수들과 접전을 벌였다. 14일 제주 세인트포골프리조트(파72ㆍ길이 6331야드)에서 유러피언 LPGA투어 '세인트포 레이디스 마스터스'(총상금 30만달러) 1라운드에서 안선주(21ㆍ하이마트)가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잡아내며 7언더파 65타를 쳐 단독선두에 나섰고,유럽투어 상금랭킹 1위인 글라디스 노세라(33ㆍ프랑스)와 오채아(19ㆍ하이마트)가 4언더파로 2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는 나란히 창설 30주년을 맞는 한국과 유럽 LPGA투어를 기념해 열리고 있다. 한국은 시즌 총상금이 유로로 환산하면 560만유로여서 유럽여자투어(1260만유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대회 수는 한국이 26개,유럽이 28개다.

내년 미 투어 진출을 노리는 안선주는 1,2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상큼하게 출발한 뒤 9∼11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추가하면서 선두로 솟구쳤다. 17번홀(파4)에서는 50야드를 남겨두고 친 두 번째 샷이 핀을 맞고 튀어나오며 '이글성 버디'를 기록했다.

제주 출신인 오채아는 프로 데뷔 이후 첫 60타대 스코어이자 베스트 스코어를 냈다. 오채아는 지난 4월 MBC투어 엠씨스퀘어컵 우승 이후 19개 대회에서 7회 커트 탈락하고 '톱10'에 한 차례도 진입하지 못하는 성적 부진에 시달려왔다. 오채아는 "우승 직후 힘이 들어갔는지 샷에 변화가 왔다. 슬라이스가 났다가 훅이 나는 등 종잡을 수 없었다. 해저드만 나오면 빠지기 일쑤였다. 도무지 방법이 없어 수 차례 그립을 바꾸기도 했다"고 말했다.

유럽투어에서 5승을 올리고 있는 글라디스 노세라는 전반에 1타를 줄인 뒤 13∼15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낚았다.

신인상 경쟁을 벌이고 있는 '3인방' 가운데 유소연(18ㆍ하이마트)과 최혜용(18ㆍLIG)은 1언더파,김혜윤(19ㆍ하이마트)은 1오버파 73타로 1라운드를 마쳤다.

세인트포골프리조트(제주)=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