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기업, 장사 잘했지만 차입금 부담은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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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기업이 주력 사업부문인 건자재의 호조에 힘입어 장사를 비교적 잘 하고도 하이마트 인수 때 빌린 차입금 탓에 재무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모습이다.
14일 금융감독원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진기업은 지난 3분기 7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2분기 흑자전환한데 이어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매출액은 1940억원으로 최근 3분기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지난 8월 시멘트 자회사인 고려시멘트와 기초소재를 흡수 합병한 이후 '합병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어 건설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자비용 증가 등 재무부담은 오히려 가중돼 재무 상태는 더 안 좋아졌다. 유진기업의 3분기 당기순손실은 82억원.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누적으로 368억원에 이르는 적자가 발생했다. 하이마트와 유진투자증권 등 자회사들이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낸 탓이다.
특히 하이마트가 45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이 컸다. 하이마트를 유진그룹이 인수할 때 1조9500억원이나 지불했지만, 자산가치가 이에 훨씬 못 미쳐 영업권을 분기마다 감가상각하면서 발생하는 손실이다. 유진투자증권도 128억원의 손손실을 기록해 적자를 더욱 키웠다.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도 더 악화됐다. 3분기 말 기준 유진기업의 부채비율은 240%로, 고려시멘트 등을 합병하기 이전 195%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고려시멘트와 기초소재 합병으로 발생한 자기주식 가치 1000억원 가량이 자본에서 차감돼 부채비율이 상승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금융 비용이 증가하는 것도 회사로서는 부담이다. 3분기 영업외비용(407억원) 가운데 이자비용이 137억원을 차지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이자비용이 38억원에 불과했다. 하이마트 인수 차입금으로 말미암아 단기차입금이 전년동기 990억원에서 5574억원으로 급증한 게 주된 원인이다.
이래저래 유진기업 입장으로서는 자금 압박이 가중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좋지 않은 시기에 유진투자증권 매각 카드를 들고 나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진기업은 최근 유진투자증권 매각을 위해 KB금융지주를 포함한 3개사에 실사 자격을 부여했다.
하지만 유진투자증권 매각 마저도 수월하지 않을 것 같다. 수천억원의 자금 여력이 있는 회사가 많지 않은데다 증시 침체로 증권사에 대한 매력도 크게 떨어진 탓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진투자증권 인수 후보자 가운데 가장 유력한 KB금융지주마저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매각 자체가 불투명하다"고 했다. 실제 KB금융지주측은 "증권사 인수를 검토 중이기는 하지만 유진투자증권은 검토 대상자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유진기업이 만족할 만한 가격 수준에 유진투자증권을 매각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만약 헐값에 넘길 경우 유진기업으로서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또 다른 자산을 매각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14일 금융감독원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진기업은 지난 3분기 7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2분기 흑자전환한데 이어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매출액은 1940억원으로 최근 3분기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지난 8월 시멘트 자회사인 고려시멘트와 기초소재를 흡수 합병한 이후 '합병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어 건설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자비용 증가 등 재무부담은 오히려 가중돼 재무 상태는 더 안 좋아졌다. 유진기업의 3분기 당기순손실은 82억원.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누적으로 368억원에 이르는 적자가 발생했다. 하이마트와 유진투자증권 등 자회사들이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낸 탓이다.
특히 하이마트가 45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이 컸다. 하이마트를 유진그룹이 인수할 때 1조9500억원이나 지불했지만, 자산가치가 이에 훨씬 못 미쳐 영업권을 분기마다 감가상각하면서 발생하는 손실이다. 유진투자증권도 128억원의 손손실을 기록해 적자를 더욱 키웠다.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도 더 악화됐다. 3분기 말 기준 유진기업의 부채비율은 240%로, 고려시멘트 등을 합병하기 이전 195%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고려시멘트와 기초소재 합병으로 발생한 자기주식 가치 1000억원 가량이 자본에서 차감돼 부채비율이 상승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금융 비용이 증가하는 것도 회사로서는 부담이다. 3분기 영업외비용(407억원) 가운데 이자비용이 137억원을 차지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이자비용이 38억원에 불과했다. 하이마트 인수 차입금으로 말미암아 단기차입금이 전년동기 990억원에서 5574억원으로 급증한 게 주된 원인이다.
이래저래 유진기업 입장으로서는 자금 압박이 가중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좋지 않은 시기에 유진투자증권 매각 카드를 들고 나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진기업은 최근 유진투자증권 매각을 위해 KB금융지주를 포함한 3개사에 실사 자격을 부여했다.
하지만 유진투자증권 매각 마저도 수월하지 않을 것 같다. 수천억원의 자금 여력이 있는 회사가 많지 않은데다 증시 침체로 증권사에 대한 매력도 크게 떨어진 탓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진투자증권 인수 후보자 가운데 가장 유력한 KB금융지주마저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매각 자체가 불투명하다"고 했다. 실제 KB금융지주측은 "증권사 인수를 검토 중이기는 하지만 유진투자증권은 검토 대상자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유진기업이 만족할 만한 가격 수준에 유진투자증권을 매각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만약 헐값에 넘길 경우 유진기업으로서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또 다른 자산을 매각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