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믿을 건 기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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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건신 <연세대 교수·경영학>
탄탄한 기업은 불황때 기술투자 늘려
저비용 고효율 '비즈니스 모델' 찾아야
세계적 금융위기에 외환과 주식시장이 동요하더니 드디어 실물 경제도 커다란 위기와 도전에 직면했다.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와 산업생산지수가 곤두박질하고 거의 모든 산업에 걸쳐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에서 경험했듯 위기는 곧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번 위기는 환란 때와 달라 진원지가 미국이고 세계적 위기라 좀 더 고통스럽고 긴 인내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분명한 것은 언젠가는 이 태풍이 지나간다는 사실이다. 이럴 때일수록 기업들은 안전벨트를 튼튼히 매고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탄탄한 경쟁력을 갈고 닦아야 할 것이다.
첫째,불황일수록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지난 3분기 기업 실적을 들여다 보면 금융 위기의 진앙지인 미국에서도 탄탄한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이 그래도 선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구글은 순익이 26%나 상승했으며,IBM과 인텔 또한 두 자릿수의 순익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친환경 기술 업종의 활약이 눈부셔 재생에너지 전문 기업 선파워사의 경우 순익은 3배,매출은 61%나 늘었다.
둘째,선택과 집중이 승패를 가른다. 최고의 연구개발 인력을 확보해 저탄소 친환경 기술 등 미래지향적 핵심 분야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지멘스와 같은 세계적인 기술 기업은 이미 자원고갈,도시화,인구노령화를 화두로 정하고 에너지,헬스케어,기반사업 등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고난은 반드시 끝이 있게 마련이며 준비된 기업은 혼란의 시기에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 삼성전자는 2000년대 초 IT 버블을 겪으면서 반도체 산업 7위에서 2위로 성장했다.
조너선 그랜트 랜드연구소 유럽지부 회장 또한 최근 "미국 정부가 금융사에 구제금융을 투입하고 있는데 지금이야말로 과학기술 등 지식산업 분야에 투자해야 할 때"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구글은 지난 3분기에만 검색 기술 등 핵심 역량 배가를 위해 7억달러 이상을 투자했으며 무선통신 기술의 선두주자인 퀄컴도 매출의 20%가량을 차세대 기술 개발에 쏟아붓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승산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핵심기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고민이다. 경영학의 관점에서 신기술은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原石)이라고 볼 수 있다. 진귀한 원석이 시장에서 제 가치를 받고 상품화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고민이 필수불가결하다.
HP,오라클,퀄컴 등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기술 기업들은 기술 자체를 소유하고 직접 제품을 생산하고자 연연하지 않는다. 직접 생산시설에 투자해 제조기업이 되기보다는 라이선스 모델 등을 통해 몸집을 줄이고 효율은 높이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러한 '가벼운' 비즈니스 모델은 현재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대규모 투자나 인력 운용에서 오는 리스크가 적기 때문에 외부 상황의 변화에 빠른 대처가 가능한 것이다.
우리나라 기술 기업들의 사업 모델도 보다 스마트해져야 한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에 대해 생산에서 마케팅, 판매까지 모든 영역을 독점하려 하기보다는 잘할 수 있는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나머지 역할은 분산하여 자본 집중과 관리 리스크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내일에 대한 고민은 더욱 진지해져야 한다. 해답은 역시 기술에 있다. 옥석을 가리는 혜안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를 선도할 기술 투자를 계속하는 한편 비즈니스 모델은 좀 더 가볍고 스마트하게 가다듬어야 한다. 우수한 인재와 뛰어난 IT 인프라를 갖춘 한국의 기술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
탄탄한 기업은 불황때 기술투자 늘려
저비용 고효율 '비즈니스 모델' 찾아야
세계적 금융위기에 외환과 주식시장이 동요하더니 드디어 실물 경제도 커다란 위기와 도전에 직면했다.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와 산업생산지수가 곤두박질하고 거의 모든 산업에 걸쳐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에서 경험했듯 위기는 곧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번 위기는 환란 때와 달라 진원지가 미국이고 세계적 위기라 좀 더 고통스럽고 긴 인내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분명한 것은 언젠가는 이 태풍이 지나간다는 사실이다. 이럴 때일수록 기업들은 안전벨트를 튼튼히 매고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탄탄한 경쟁력을 갈고 닦아야 할 것이다.
첫째,불황일수록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지난 3분기 기업 실적을 들여다 보면 금융 위기의 진앙지인 미국에서도 탄탄한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이 그래도 선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구글은 순익이 26%나 상승했으며,IBM과 인텔 또한 두 자릿수의 순익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친환경 기술 업종의 활약이 눈부셔 재생에너지 전문 기업 선파워사의 경우 순익은 3배,매출은 61%나 늘었다.
둘째,선택과 집중이 승패를 가른다. 최고의 연구개발 인력을 확보해 저탄소 친환경 기술 등 미래지향적 핵심 분야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지멘스와 같은 세계적인 기술 기업은 이미 자원고갈,도시화,인구노령화를 화두로 정하고 에너지,헬스케어,기반사업 등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고난은 반드시 끝이 있게 마련이며 준비된 기업은 혼란의 시기에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 삼성전자는 2000년대 초 IT 버블을 겪으면서 반도체 산업 7위에서 2위로 성장했다.
조너선 그랜트 랜드연구소 유럽지부 회장 또한 최근 "미국 정부가 금융사에 구제금융을 투입하고 있는데 지금이야말로 과학기술 등 지식산업 분야에 투자해야 할 때"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구글은 지난 3분기에만 검색 기술 등 핵심 역량 배가를 위해 7억달러 이상을 투자했으며 무선통신 기술의 선두주자인 퀄컴도 매출의 20%가량을 차세대 기술 개발에 쏟아붓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승산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핵심기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고민이다. 경영학의 관점에서 신기술은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原石)이라고 볼 수 있다. 진귀한 원석이 시장에서 제 가치를 받고 상품화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고민이 필수불가결하다.
HP,오라클,퀄컴 등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기술 기업들은 기술 자체를 소유하고 직접 제품을 생산하고자 연연하지 않는다. 직접 생산시설에 투자해 제조기업이 되기보다는 라이선스 모델 등을 통해 몸집을 줄이고 효율은 높이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러한 '가벼운' 비즈니스 모델은 현재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대규모 투자나 인력 운용에서 오는 리스크가 적기 때문에 외부 상황의 변화에 빠른 대처가 가능한 것이다.
우리나라 기술 기업들의 사업 모델도 보다 스마트해져야 한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에 대해 생산에서 마케팅, 판매까지 모든 영역을 독점하려 하기보다는 잘할 수 있는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나머지 역할은 분산하여 자본 집중과 관리 리스크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내일에 대한 고민은 더욱 진지해져야 한다. 해답은 역시 기술에 있다. 옥석을 가리는 혜안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를 선도할 기술 투자를 계속하는 한편 비즈니스 모델은 좀 더 가볍고 스마트하게 가다듬어야 한다. 우수한 인재와 뛰어난 IT 인프라를 갖춘 한국의 기술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