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강이 각종 지표로 뚜렷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디트로이트 3사에 대한 정부의 구제금융 여부 등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 주 의회가 열리면 '빅3' 지원방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법안은 지난달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마련한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자금 중 일부를 자동차 산업에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상원 공화당 의원들이 반대하고 있어 부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백악관과 재무부도 구제금융자금을 전용하는 것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빅3'에 대한 정부 지원을 놓고 찬반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 주목된다. 미 의회는 '빅3' 지원을 위해 자동차 3사 대표들을 불러 경영난에 빠진 이유 등을 듣는 청문회를 갖는다.

이 밖에 G20에서 참가국 정상들이 경기부양의 필요성에 공감한 만큼 구체적으로 국가별로 경기진작책 마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10월 초에 이어 한 차례 더 기준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

이번 회의에서 각국 정상은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와 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세계경제의 하강을 막기 위해 각국 정부가 내수경기 부양책을 추진한다는 원칙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두 포터 BMO캐피털마켓의 이코노미스트는 "경기를 살리기 위해선 나라별로 강력한 재정조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G20 참가국들이 구체적으로 세계경기를 어떻게 진작시킬지 합의하지 않았지만 국가별로 실효성 있는 내수부양책을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중국은 지난 10일 586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으며 라틴아메리카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도 이번 주중 경기대책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도 버락 오바마 당선자 측과 민주당에서 빅3에 대한 지원과 함께 2차 경기부양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쉽게 결론날 것 같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경제지표가 잇따라 발표되지만 최근 경기흐름에 비춰 밝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17일에는 10월 산업생산이 발표되고 뉴욕 일대의 제조업 현황을 보여주는 11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가 공개된다.

18일에는 생산자 물가지수가,다음날인 19일에는 소비자물가지수가 각각 발표된다. 19일에는 또 지난달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이 공개된다.

3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실적전망 하향 조정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톰슨파이낸셜에 따르면 3분기 중 S&P500 기업들의 실적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4%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1주일 전 13% 하락할 것이란 예상보다 악화된 것이다.

잭 아블린 해리스뱅크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최근 신용시장에서 실물경기 쪽으로 완전히 옮겨갔다"며 "불행하게도 각종 경제지표들이 밑으로 향하면서 실물경기 위축에 대한 공포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