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옆 '미술 벨트'가 뜬다‥화랑 등 60여곳…2년새 20여곳 늘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사간동~소격동~팔판동~가회동 잇는
서울 경복궁 옆 종로구 사간동~소격동~팔판동~가회동을 잇는 '미술 벨트'가 형성되고 있다. 미술품 경매회사 크리스티가 2006년 팔판동에 한국사무소를 낸 데 이어 대구 송아당갤러리의 서울점,공근혜갤러리,갤러리상,공간화랑,갤러리아이캠,리씨갤러리,몽인아트센터,한벽원갤러리,스페이스 모빈,아프리카미술관 등 화랑 미술관 20여 곳이 지난 1~2년 동안 들어섰다. 갤러리현대,국제갤러리,학고재화랑,이화익갤러리 등 기존 대형 화랑을 포함해 이 일대에 자리잡은 미술관 화랑 경매회사는 60여곳에 이른다. 올 들어 10월까지 국내에서 유통된 미술품 약 3000억~4000억원 가운데 30% 정도가 이 일대에서 거래된 것으로 미술계는 추정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옛 기무사터(국군서울지구병원)에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을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이 같은 현상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경복궁 옆에 미술벨트가 형성되고 있는 것은 이 지역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미술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미술품 유통 1번지'로 통하던 인사동이 국적불명의 싸구려 골동품 상가로 변질되고 있는 것도 한 몫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곳 화랑,미술관들은 다채로운 기획전을 통해 관람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갤러리현대는 인사동에 있던 젊은 작가 전시공간인 두아트서울을 지난 7월 이곳으로 옮겨와 원로 작가와 젊은 작가 전시회를 번갈아 개최하기로 하고 현재 원로 조각가 심문섭씨 개인전(25일까지)을 열고 있다.
해외 미술품 전문화랑인 국제갤러리는 외국 작가 그림 수요층뿐만 아니라 구본창 김기라 이혜림 등 국내 유망 작가 컬렉터를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또 학고재는 기존 인사동의 전시장을 처분하고 지난 4월 소격동 본관 건물 뒤편에 신관 을 개관해 국내외 인기 추상화 작가들의 작품판매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고,선화랑의 소격동지점인 선컨템포러리는 국내외 젊은 작가들의 작품 판매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 밖에 아라리오 갤러리(김하나 개인전ㆍ28일까지),갤러리반디(매직리얼리티전ㆍ30일까지),빛갤러리(남현주개인전ㆍ19일~12월5일),아프리카미술관(우간다 작가 아느와르전ㆍ12월21일까지) 등도 다양한 기획전을 펼치고 있다.
이 지역 화랑들은 '플랫폼 서울''삼청동문화축제' 등 미술축제를 공동으로 마련하기도 한다. 삼청동문화축제에는 갤러리 도올(이성계 목가구전),반디(백겸중-장필교전),심여화랑(프로팅전),리씨(오원배전) 등 14곳이,'플렛폼 서울'에는 아트선재센터ㆍ국제갤러리ㆍ두아트서울ㆍ선컨템포러리ㆍ원앤제이 등 12곳이 각각 참여하며 오는 23일까지 진행된다. 관람객들은 전시장을 옮겨다니며 다양한 미술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미술평론가 유석우씨는 "이 일대에는 고급 레스토랑과 부티크까지 각양 각색의 미니숍들이 줄지어 있어 멋과 맛을 즐길 수 있는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며 "인사동을 대체하는 새로운 미술특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